러시아 캄차카 규모 8.8 지진 발생
일본 최대 1.3m 쓰나미 관측
한국 동해안도 지진해일 위험 상존

일본이 쓰나미로 초비상 태세를 갖추는 동안, 한국 동해안도 지진해일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태평양발 쓰나미에 일본 열도가 방파제 역할을 하지만, 일본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곧바로 한국 동해안으로 밀려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1.3m 높이 쓰나미 관측… 주민 대피 소동
지난 30일 러시아 캄차카반도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초강력 지진은 태평양 전역에 쓰나미 공포를 확산시켰다.

일본 혼슈 동북부 이와테현 구지항에서는 현지 시간 오후 1시 52분경 1.3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NHK가 보도했다.
홋카이도 네무로시에서는 80cm, 미야기현 이시노마키항에서는 70cm 높이의 쓰나미가 확인됐다.
일본 기상청은 오전 8시 37분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9시 40분에는 홋카이도 동부, 혼슈 동북부, 수도권 간토 지방,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방 등으로 더 높은 단계인 쓰나미 경보로 격상했다.
일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지진으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것은 2010년 2월 칠레 지진 이후 15년 만이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과거 피해 사례 있어

이번 지진 발생 후 미국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한국 해안에도 0.3m 미만의 쓰나미가 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행히 울릉도 인근에서는 큰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는데, 이는 태평양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한반도에 도달하기 전 일본 열도가 자연 방파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도 쓰나미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다. 1983년 5월, 일본 혼슈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으로 동해안에 밀려온 쓰나미는 묵호에서 200cm 이상의 파고를 기록했다.
당시 경북 울진, 강원 동해시 등에서 5명의 인명피해와 3억 7천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1993년에도 일본 홋카이도 해상에서 일어난 규모 7.8 지진으로 동해와 속초에서 2m 이상의 해일이 관측됐으며, 2024년 1월 1일 일본 혼슈 이시카와현 규모 7.6 지진 때는 묵호에서 82cm의 파고가 기록됐다.
동해안, 쓰나미 위험 지대… 신속한 대피가 관건
기상청에 따르면 동해는 수심이 깊고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 인접해 있어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태평양 쪽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일본 열도가 차단하지만, 일본 근해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곧바로 한국 동해안으로 밀려올 수 있다.

기상청은 규모 6.0 이상의 지진과 예상 해일 높이가 0.5m~1.0m 미만일 때 지진해일 주의보를, 1.0m 이상일 때 경보를 발령한다.
전문가들은 지진해일이 오기 전 해안의 바닷물이 갑자기 빠져나가거나 기차와 같은 큰 소리를 내며 다가올 수 있으므로, 경보가 발령되면 즉시 고지대로 대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진해일은 한 번의 파도로 끝나지 않고 수 시간 동안 여러 차례 반복될 수 있어, 특보가 완전히 해제될 때까지 안전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