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 “결국 대형 참사 벌어졌다”… 믿기 힘든 현실에 ‘이럴 수가’

피자가게 참극과 가맹점 갈등
인테리어 비용이 원인으로 지목
해외처럼 균형적 관계 모색 필요

서울 관악구의 한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이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가맹점주와 본사 간의 갈등이 극단적 상황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사건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비극으로 번진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주 갈등

지난 3일 관악구 한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에서 가맹점주가 흉기를 휘둘러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사건의 배경으로 인테리어 관련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인테리어 비용은 오랜 기간 논란이 되어온 쟁점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본사가 4~5년 주기로 매장 리뉴얼을 요구하고, 인테리어 업체 선정과 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경우가 많아 점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2024년 서울시 가맹사업 등록현황에 따르면, 가맹점 평균 창업비용 1억 1천300만 원 중 인테리어 비용이 약 5천150만 원으로 45.6%를 차지한다.

해당 피자 프랜차이즈의 경우도 개설 비용 5천300만원 중 1천500만원이 실내 공사에 투입되는 구조다.

이번 사건 관련 본사 측은 “2년 정도 된 매장에서 타일 문제로 갈등이 생겼다”며 “인테리어 업자와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임원이 현장에 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자본 창업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리뉴얼을 강제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불공정 관행과 점주들의 현실

프랜차이즈 산업의 불균형 관계는 인테리어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가맹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54.9%의 가맹점주가 본사로부터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최근 사례를 보면, 공정위는 ‘하남돼지집’ 가맹본부에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8천만 원을 부과했다.

계약서에 없던 26개 품목을 ‘필수’로 지정하고, 외부 조달 점주에게 육류 공급을 중단한 사실이 확인됐다.

인하대학교 이은희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프랜차이즈 본점과 가맹점 사이의 가이드라인 재설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와 개선 방향

선진국들은 이미 프랜차이즈 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미국은 연방거래위원회의 ‘프랜차이즈 룰’로 계약 전 공시문서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호주는 연방 경쟁소비자위원회의 행동강령과 중소기업 옴부즈맨을 통해 표준화된 조정 시스템을 운영한다.

영국의 경우 프랜차이즈협회가 회원제와 윤리 규범을 통해 민간 감시 기능을 수행한다. 위반 시 자격 박탈이나 공개 경고 조치로 본사들이 평판 비용을 고려하게 만든다.

국내에서도 개선 노력이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지난 7월부터 필수품목의 종류와 가격 산정 방식의 계약서 기재를 의무화했다.

기존 계약은 6개월 내 반영해야 하며, 불리한 거래조건 변경 시 사전 협의 절차를 명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징금 중심의 제재만으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민간 감시 기능 강화와 점주단체의 권한 확대를 통한 균형 회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