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원→2천만원” 그랜저 예산으로 ‘이 車’ 샀더니, 지인들까지 ‘난리’

그랜저 신차 값으로 제네시스 G80 중고를 노린다
차체 크기·실내 공간·정숙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연비는 그랜저가 앞서지만 고급감은 G80이 우세해

현대차의 간판 세단 그랜저를 두고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요즘 중고차 시장의 흐름을 눈여겨볼 만하다.

같은 예산으로 차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제네시스 G80이다.

체급 차이 뚜렷한 G80, 소비자 저울질 본격화

그랜저 신형의 가격은 3천7백만 원대에서 5천만 원 초반까지 이어진다. 최신 디자인과 첨단 안전사양, 하이브리드 라인업까지 갖춘 ‘국민 고급차’라는 이미지에 걸맞다.

그러나 시야를 조금만 옮겨 보면 2020년식 G80이 2천만 원대 초중반에서 거래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 신차가가 5천만~6천만 원을 넘어섰던 모델이 절반가량으로 내려온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차 예산으로 한 체급 위의 프리미엄 세단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그렇다면 G80은 그랜저와 무엇이 다를까. 가장 뚜렷한 차이는 체급과 주행 감각이다.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핵심 모델로,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 정숙성이 모두 상위에 위치한다.

고급 가죽과 우드 트림, 전자제어 서스펜션, 뒷좌석 전동 시트 같은 사양은 플래그십을 지향하는 성격을 드러낸다. 특히 뒷좌석 거주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한눈에 체급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효율 대 고급감, 소비자 선택은 어디로

다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G80의 3.3리터와 3.8리터 엔진은 세금과 연비에서 부담을 준다. 실제 주행 연비는 복합 기준 8~9km/L 수준에 그친다. 반면 그랜저 2.5 가솔린은 11km/L 안팎, 하이브리드 모델은 18km/L에 달한다.

연간 1만2천 km를 달리고 휘발유 가격을 1,700원으로 잡으면, G80은 약 250만 원, 그랜저 가솔린은 185만 원, 하이브리드는 110만 원 정도 든다. 같은 거리에서도 최대 140만 원 차이가 난다.

즉, 주행거리가 많고 효율을 중시한다면 최신 안전장비와 긴 보증기간을 가진 그랜저가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그러나 연간 주행거리가 길지 않고 정숙성과 고급감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감가가 깊게 진행된 G80은 놓치기 아까운 대안이다.

중고차 시장은 신차 예산으로 상위 체급을 누릴 기회를 주지만, 유지비 부담이 선택을 갈라놓는다. 효율과 경제성, 고급감 사이에서 소비자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며 시세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