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올해 첫 나라 살림 성적표가 11조 원대 흑자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세수가 예상을 웃돌며 국고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번 흑자를 단순히 경제의 완벽한 부활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세금이 몰려 들어오는 1월의 구조적 특성과 이재명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이라는 정책적 변수가 맞물려 만들어낸 복합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세수 6조 2천억 원 증가, 부가세와 증시 훈풍 효과
기획예산처 발표에 따르면 1월 총수입은 74조 7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 5천억 원이나 증가했다. 국고를 두둑하게 채운 일등 공신은 단연 세수 호조다.
국세 수입만 52조 9천억 원이 걷히며 지난해보다 6조 2천억 원 껑충 뛰었다. 여기에는 명확한 경제적 논리가 숨어 있다. 통상적으로 1월은 전년도 하반기 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한꺼번에 정산되어 들어오는 시기다.

여기에 연초 증시가 반등하면서 주식 거래가 활발해져 증권거래세가 늘어났고, 명목 임금 상승에 따른 소득세 유입이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세수 파이를 크게 키웠다.
지출 7조 7천억 원 급증, ‘민생’ 챙긴 이재명 정부
수입이 늘어난 것 못지않게 지출 규모도 가파르게 뛰었다. 1월 총지출은 60조 5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조 7천억 원이나 증가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명확한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는 달력의 차이다. 지난해에는 1월에 설 연휴가 끼어 있어 정부가 예산을 집행할 영업일 수가 부족했지만, 올해는 온전히 한 달 내내 예산 집행이 가능해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둘째는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확장 재정 기조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서민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실제로 1월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등 취약계층을 향한 복지 수급비가 대폭 확대되었고 지원 대상자 수도 늘어났다. 민생 예산을 연초부터 속도감 있게 시장에 푼 것이다.
11조 흑자의 이면, 진짜 승부는 ‘법인세’
결과적으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빼고 4대 보장성 기금까지 차감한 실질적인 나라 살림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11조 3천억 원 흑자를 냈다. 정부가 돈을 적극적으로 풀었음에도 들어온 세금이 이를 압도한 결과다.
다만 재정 전문가들은 1월의 흑자는 매년 반복되는 계절적 착시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올해 11조 3천억 원의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오히려 2천억 원 줄어든 수치다.
진짜 중요한 관건은 3월 이후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법인세 실적이다.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 이익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수 한파가 길어질 경우, 연초의 흑자는 언제든 막대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투입의 불씨를 민간 투자와 소비 활성화로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국가 재정의 명운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