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싸게 샀더니 “날벼락 맞았다”… 경고등 켜지자 구매자들 ‘발칵’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차량 급증
폐차 대신 중고시장 유입 우려
피해액 300억 원 넘어서며 소비자 불안
침수차
침수차 중고시장 유입 우려 / 출처: 연합뉴스

차량을 구입할 때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최근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해 약 4000대에 달하는 차량이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이 중 일부가 중고차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 침수차 유통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차량은 총 3794대로, 추정 손해액만 약 296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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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차 중고시장 유입 우려 / 출처: 연합뉴스

피해 접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최종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침수차들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어 소비자들에게 ‘날벼락’을 안길 수 있다는 점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실내 바닥까지 침수된 차량도 부품 교체만으로 흔적을 감출 수 있다”며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침수 여부를 육안으로 식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침수 사실을 숨기기 위한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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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차 중고시장 유입 우려 / 출처: 연합뉴스

단순히 외관을 세척하는 것을 넘어 차체 바닥과 안전벨트 등 주요 부품을 교체해 침수 흔적을 감추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기존 방식만으로는 침수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믿을 수 없는 중고차 시장, 소비자 불신 심화

침수차 문제는 중고차 시장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 침수 정보가 제대로 표시된 비율은 고작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수차
침수차 중고시장 유입 우려 / 출처: 연합뉴스

이는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중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약 30%)은 침수 이력이 공식적으로 남지 않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침수차는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배선과 전자장치의 고장, 차체 부식, 악취와 곰팡이 발생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침수차를 속아 구매한 뒤 운행 중 고장이나 안전 문제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장마철 이후 중고차는 피하라”는 불문율이 소비자들 사이에 자리 잡을 정도로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침수차 확인 방법과 소비자 대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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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차 중고시장 유입 우려 / 출처: 연합뉴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전손 처리된 침수 차량은 반드시 폐차해야 하며, 중고차 판매자는 침수 사실을 명확히 고지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반하면 사업 등록이 취소되거나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마철 이후 중고차를 살 경우 국토교통부의 ‘자동차365’에서 침수 이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개인 간 거래는 가급적 피하고, 보험 계약서에 침수차 특약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침수차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차량 내부의 비정상적인 악취나 진흙 같은 이물질이 있는지 살펴보고, 전기·전자 부품의 부식이나 작동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중고차 구매 전 전문 정비소를 찾아 차량을 점검받는 것이며, 특히 시중가보다 현저히 저렴하거나 판매자가 차량 점검을 꺼리는 경우에는 침수차 가능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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