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올려보냈는데 “도저히 못 살겠어요”…자식 보낸 부모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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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가 월세
서울 대학가 월세 / 출처 : 연합뉴스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50만원이요? 요즘 고시원이랑 반지하도 월세 60만원은 넘어요.” 신학기를 앞둔 서울 대학가에서 부동산 중개인이 집을 찾는 학생에게 건넨 말이다.

2026년 2월 마지막 주, 서울 주요 대학가는 ‘월세가 또 올랐다’, ‘빈방이 없다’는 아우성으로 가득했다.부동산 정보업체 다방에 따르면,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보증금 1천만원 기준, 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62만2천원에 달했다.

관리비 8만2천원을 합치면 월 70만4천원을 내야 한다. 이는 작년 1월 대비 월세 2.0%, 관리비 5.1% 오른 수치다. 신촌 대학가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신축 원룸은 월 80만원선이며, 전세 매물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혜화역 인근 14평 원룸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23)씨는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130만원을 내고 있고 관리비까지 합치면 매달 140만원”이라며 “2년 전보다 20만원 넘게 올랐다”고 토로했다. 신촌 오피스텔에 사는 김모(25)씨는 “3년 전 90만원대였던 월세가 20만원 이상 올랐는데 지방 출신이라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화여대 81만원·성균관대 80만원…지역별 격차 심화

서울 대학가 월세
서울 대학가 월세 / 출처 : 연합뉴스

대학별 주거비 격차도 뚜렷했다. 이화여대 인근은 월세 71만1천원에 관리비 10만2천원을 더해 월 81만3천원으로 가장 높았다. 성균관대 인근은 월 80만5천원, 연세대는 76만2천원, 고려대는 74만8천원으로 집계됐다.

인천 송도의 인천대 인근도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70만원, 관리비 15만원을 합쳐 월 90만원 수준이었다.

원룸 대신 하숙이나 고시텔을 선택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려대 인근 하숙집은 반지하 방이 보증금 80만원에 월세 47만원(하루 두 끼 제공)이었고, 신촌의 한 하숙집은 보증금 없이 월세 58만원을 받았다.

고시텔은 보증금 30만원에 월세 85만원부터 시작해, 신촌의 3평 남짓 고시텔은 보증금 없이 월 90만원대였다. 코리빙하우스는 월세 120만원에 관리비 25만원 이상이 더해져 실제 부담액이 140만원에 달했다.

전세 붕괴가 부른 월세 쏠림…”공급 확대만이 해법”

서울 대학가 월세
서울 대학가 월세 / 출처 : 연합뉴스

대학가 월세 급등의 근본 원인은 전세 시장 붕괴와 기숙사 부족으로 분석된다. 2020년대 전세사기 사건 이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전세를 기피하면서 월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졌다.

경희대 신축 건물은 2025년 1월 전세 2억원에서 2026년 1월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70만원으로 바뀌었고, 연세대 신촌로는 같은 기간 보증금이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줄어든 대신 월세가 65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올랐다.

월세 인상에 제한이 있자 관리비로 실질 월세를 올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중앙대 인근은 관리비가 2025년 8만4천원에서 2026년 10만2천원으로 21.4% 급등했고, 성균관대 인근은 13.6%, 한국외대 인근은 9% 인상됐다. 한 학생은 “청년 월세 지원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집주인이 월세를 올린 사례도 봤다”며 정부 지원 정책의 역설을 지적했다.

기숙사 수용률 13%…”물량 확대 시급”

한국사학진흥재단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78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 평균은 13.2%에 불과했다.

서울 대학가 월세
서울 대학가 월세 / 출처 : 연합뉴스

이는 수도권 평균 17.8%, 전국 평균 22.2%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고려대에 다니는 김모(21)씨는 “기숙사에 떨어진 뒤 원룸을 알아봤지만 보증금 부담이 커 하숙을 택했다”며 “하숙집 역시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기숙사 2차 모집에서도 탈락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만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대중 한성대 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기숙사 수용률이 낮아 외부 임대시장으로 수요가 유입되는 점이 월세 상승 요인”이라며 “대학이 기숙사를 확충하는 등 학생 주거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시장에 전세 매물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월세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현재 정부는 청년월세지원사업을 통해 중위소득 60% 이하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최장 24개월 지원하고 있지만, 대학가 평균 월세 62만2천원의 32% 수준에 그쳐 실질적 부담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며칠만 늦어도 매물이 사라진다”며 학생들을 재촉했다. 신학기를 앞둔 대학가는 여전히 ‘방 구하기 전쟁’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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