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북미에서만 NACS 도입
국내 및 유럽에서는 CCS 유지 결정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24년 10월부터 자사 전기차 충전 규격에 테슬라의 북미충전표준(NACS)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반면,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선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최근 경기도 여주시의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2023 기아 EV 데이’에서 이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충전 기준은 고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내에서는 이미 6개 협력사와 함께 별도의 충전 투자 계획을 공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송 사장은 “NACS를 선택한 이유는 그것이 북미에서 가장 널리 채택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어 “소비자들이 가장 넓은 충전망(NACS)를 이용할 수 있도록 테슬라와 협력하고 있지만, 한국과 유럽에서는 CCS(DC 콤보)가 보편화되어 있어 NACS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경우, 미국에서 엄청난 충전망을 구축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미국 내 급속충전기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 북미형 EV9에 NACS 도입
기아의 북미법인은 지난 6일(현지시각) 2024년 4분기부터 미국 내에서 조립되는 전기차 모델에 북미충전표준(NACS)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단추로, 내년에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될 전기차, 북미형 EV9가 이 표준을 도입하는 첫 모델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기아는 이미 조지아 공장에 전기차 생산을 위한 2억 달러(한화 약 27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한 상태다.

한편, 기아는 기존에 CCS 충전 규격을 사용하던 전기차 사용자들도 배려한다. CCS 충전 규격을 사용하는 기존 전기차 사용자들을 위해 별도의 어댑터를 제공할 예정이며, 북미 소비자들에게는 2024년 1분기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더 나아가, 기아는 GM,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BMW, 혼다 등과 함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 집단은 2030년까지 북미 주요 도심과 고속도로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를 3만기 이상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새롭게 구축될 네트워크가 CCS뿐만 아니라 NACS도 지원할 예정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