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에 버는 돈만 1억인데 “생존 위협받는다”…한계 온 유튜버들, 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뱃속이 까맣게 나왔어요”
입원과 관장약으로 5일만에 12kg 감량한 먹방 유튜버
“나이 앞에 장사 없다” 콘텐츠 지속 가능성 우려 확산
Foodie YouTuber Health Red Flags
먹방 유튜버들 심각한 건강 문제 호소(본문과 관련없는 사진)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먹방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크리에이터들이 건강 이상 신호를 보내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월 수익 억대를 자랑하는 국내 유명 먹방 유튜버들도 체중 증가와 소화기 질환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먹방의 이면, 건강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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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유튜버 ‘히밥’ / 출처-히밥 인스타그램

구독자 166만 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히밥(본명 좌희재)은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튜브 활동만으로 월 1억-1억2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밝혔다.

특히 외부 활동까지 합치면 더 많은 수입을 얻는다는 그녀는 누적 자산이 40억원-50억원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1996년생인 히밥은 제주외고를 졸업하고 중국 명문 베이징대에서 유학한 경력을 가진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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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유튜버 ‘히밥’ / 출처-유튜브 채널 ‘히밥heebab’ 캡쳐

지난 2020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그는 불과 4년 만에 억대 월수입을 올리는 성공한 크리에이터가 됐다. 그러나 화려한 성공 이면엔 건강 악화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히밥은 방송 초창기 촬영을 위해 인스턴트식품과 냉동식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다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고백했다.

히밥은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불러오더니 점점 아파서 응급실에 갔어요.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뱃속이 까맣게 나왔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뱃속은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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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유튜버 ‘히밥’ / 출처-히밥 인스타그램

또한 히밥은 “단 30분 정도의 먹방 촬영 때문에 입원해서 소화제와 관장약까지 먹어야 했고, 5일 후에는 12kg이 한꺼번에 빠졌다”고 충격적인 경험을 털어놨다.

“나이 앞에 장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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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유튜버 ‘쯔양’ / 출처-쯔양 인스타그램

먹방계의 대표주자인 쯔양도 최근 방송에서 “요즘엔 예전만큼 많이 먹지 못한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먹는 양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데 먹기가 힘들다”면서 “나이 앞에 장사 없다”고 한계를 고백했다.

이처럼 유명 먹방 유튜버들이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과식으로 인한 심각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의 유명 유튜버 동즈 아파탄은 먹방 후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중국의 판샤오팅은 10kg 이상의 음식을 먹던 중 생방송 도중 숨졌다. 이들의 사인은 과식 및 관련 질환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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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유명 유튜버 考 ‘동즈 아파탄’ / 출처-유튜브 채널 ‘동즈 아파탄 VLOG’ 캡쳐

또한 미국의 먹방 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극단적인 먹방으로 체중이 68kg에서 171kg까지 급증했고, 호흡 곤란 등 건강 문제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의학계에 따르면, 반복적인 과식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장내 세균 조성이 변화하고 장 점막이 손상되며, 간에 지방이 쌓여 지방간 및 간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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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협하는 반복적인 과식 및 폭식 / 출처-연합뉴스

극단적인 폭식은 위와 복부 장기에 압박을 가해 소장 괴사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식사의 절제, 300년 전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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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인 식사가 건강의 비결 / 출처-연합뉴스

18세기 일본의 관상가이자 사상가인 미즈노 남보쿠는 저서 《절제의 성공학》에서 “하루 세끼를 어떻게 먹느냐가 운명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가 강조한 것은 적은 양의 음식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었다.

미즈노는 “음식을 적게 먹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먹어야 한다.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사람은 관상이 좋아도 운명이 흉한 길로 들어선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은 300년이 지난 현대 의학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2017년 미국 일리노이대 영양과학과 연구팀은 식사 시간과 식사량을 규칙적으로 정한 사람들이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 콜레스테롤 증가에 대한 저항력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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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대 / 출처-일리노이대 홈페이지 캡쳐

반면 식사 시간과 식사량이 불규칙하면 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이 깨져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2009년과 2014년 연구로 확인됐다.

한편 화려한 조명 아래 억대 수입을 올리는 먹방 유튜버들의 생존 위기는 미즈노 남보쿠의 300년 전 경고와 현대 의학의 연구 결과가 일맥상통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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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유튜버 ‘쯔양’ / 출처-유튜브 채널 ‘tzuyang쯔양’ 캡쳐

수익과 인기를 위해 건강을 희생하는 이들의 미래가 우려되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콘텐츠 제작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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