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커, 한국 전기차 시장 진출 예고
가격 인하한 Zeekr X 출시
국내 소비자 신뢰 확보가 관건
중국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한국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국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결과로 보인다.
지커 인터내셔널, 한국 시장 진출 본격화
지커 인터내셔널은 2026년 신차 출시를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국내 조직 구축과 딜러사 선정에 착수했다. 특히, BMW코리아와 폴스타코리아 출신의 김남호 대표를 영입해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의 포화와 미·중 무역 갈등,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 등으로 해외 시장이 막히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선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내 전기차 신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30%를 넘어서며 시장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커와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했고, 비교적 접근이 쉬운 한국 시장이 유력한 타깃으로 떠오른 것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한국 시장 도전 가능성
이런 배경 속에서 지커는 자사 컴팩트 SUV 모델인 2025년형 지커 X를 중국에 출시했다.
2023년형 지커 X가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점을 감안해, 약 25% 가격을 낮춘 14만 9,900위안(약 2,899만 원)에 내놓은 것이다. 중국 정부 보조금까지 적용하면 최저 13만 4,900위안(약 2,608만 원)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만약 이 모델이 한국에 도입된다면, 이미 경쟁이 치열한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커 X는 49kWh LFP 배터리로 200kW(약 268마력)의 출력을 내며, 제로백은 5.8초에 달하는 성능을 갖추었다.
기존 66kWh 삼원계(NMC) 배터리 옵션도 유지해 후륜구동(RWD)과 사륜구동(4WD) 선택지를 제공하며 최대 주행거리는 512~560km로 확장 가능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커의 전략이 한국 시장에서 먹힐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현대차, 기아 등 국산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높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이미지가 아직 긍정적이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 경쟁력만으로 국내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커가 지커 X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