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에 누가 사?” 했는데…신차보다 더 비싸게 팔린다, 대체 왜?

신차보다 비싼 중고차 등장
해외 수요 몰리며 수출 호황
중동·중앙아시아 수요 급증
Booming used car exports
중고차 수출 역대급 호황 (출처-뉴스1)

고환율과 지정학적 변수, 그리고 국산차 브랜드에 대한 해외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국 중고차가 신차 가격을 웃도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한국의 중고차 수출은 대수와 금액 면에서 모두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우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차급 중고차, 신차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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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서 중고차를 선적하고 있는 모습 (출처-인천항만공사)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중고차 수출 대수는 8만508대로, 종전 최고였던 3월 7만8842대보다 2.1% 증가하며 월 단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약 50% 가까운 증가세다. 수출 금액 역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중고차유통연구소는 4월 수출 금액이 7억6100만 달러(한화 약 1조45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노후 차량 위주의 수출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신차급 중고차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신차급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높고, 고환율 덕분에 현지 바이어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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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출처-현대차)

실제로 엔카닷컴에는 2025년식 7인승 팰리세이드 4륜구동 모델이 6980만원에 올라와 있는데, 이는 같은 모델의 국내 신차 가격인 5339만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수출 업계에 따르면,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던 시기에는 팰리세이드 한 대를 수출할 경우 국내에서보다 1500만원 가까운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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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출처-현대차)

더불어 중동 바이어들은 국산차의 수리 용이성과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하며 중고차 구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동·중앙아시아로 향하는 중고차 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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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 역대급 호황 (출처-뉴스1)

국산 중고차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변화도 작용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12월 내전이 사실상 종료된 후 재건 수요가 증가하며 중고차 수입이 급증했다.

3월에는 시리아로 직접 수출된 차량이 2만183대, 4월에는 1만6063대에 달했으며 이와 함께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한 재수출 물량도 4월 1만965대를 기록했다.

러시아 역시 수출 증가국 중 하나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물자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직접 수출이 줄었지만,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통한 우회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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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 역대급 호황 (출처-뉴스1)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1월 5912대에서 4월 1만962대로, 카자흐스탄은 같은 기간 1242대에서 2329대로 각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도적 기반 부족, 경쟁력 확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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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수출 역대급 호황 (출처-뉴스1)

중고차 수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산업 체계와 정책적 지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중고차유통연구소는 “중고차 사업이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정확한 통계 집계가 어렵고, 영세업자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어 산업적 기반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중고차 수출업 등록제 도입과 복합단지 조성 등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추진 중이며 업계에서는 등록제를 통해 수출 차량의 이력 관리 및 품질 고지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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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처-뉴스1)

한편 중고차 수출이 내수 시장을 뛰어넘는 수익을 안겨주며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떠오른 가운데, 체계적인 지원과 제도 정비 없이는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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