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 등록된 테슬라 차량 18만 대 중 핵심 자율주행 시스템인 FSD를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차량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97.6%의 차량에서 이 기능을 무단으로 활성화하려는 시도가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수사 기관이 개입하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합법과 불법 가른 원산지의 차이
테슬라의 간판 기술인 FSD 사용 여부는 동일한 브랜드를 달고 있더라도 차량의 생산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현재 국내에서 FSD가 합법적으로 허용된 모델은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S, 모델X, 사이버트럭 등 4,292대에 그친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규정에 따라 미국 안전기준을 통과한 차량은 국내 인증을 면제받는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판매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산 모델3와 모델Y 등은 이 같은 인증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별도의 국내 안전 인증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는 이상, 하드웨어가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더라도 소프트웨어적으로 FSD 접근이 원천 차단된다.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옵션 선택권마저 원산지에 따라 제한받는 셈이다.
호기심이 부른 2,000만 원의 대가
합법적인 기능 사용이 막히자 일부 차주들은 비공식 외부 장비나 해킹된 소스 코드를 이용해 제한을 풀어버리는 우회로를 찾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파악된 무단 활성화 시도만 85건에 달한다.
문제는 이러한 임의 개조가 단순한 제조사 약관 위반을 넘어 무거운 형사 처벌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안전 운행에 영향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설치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적발 시 과태료 수준이 아니라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내 차의 숨은 기능을 써보겠다는 호기심이 한순간에 범죄 이력으로 남을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단속 한계와 제조사의 원격 차단
정부는 위반 사례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며 엄벌 의지를 밝혔지만 현실적인 단속망에는 틈이 존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의 제약 탓에 정부가 개별 차량 소유자의 소프트웨어 조작 여부를 특정하고 일일이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단속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제조사인 테슬라코리아가 자체적인 방어막을 쳤다. 테슬라 측은 사이버보안 관리체계를 통해 소프트웨어의 임의 변조가 탐지되면 즉각 무선 업데이트를 배포해 해당 차량의 기능을 원격으로 막아버리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도입 속도를 관련 제도가 온전히 따라가지 못하는 과도기적 상황인 만큼, 차량 제어 시스템을 임의로 건드리는 행위는 철저히 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