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충전 회전율 높인다며 PHEV 제한 시간 14시간 → 7시간 ‘반토막’
퇴근 후 7시에 꽂으면 새벽 2시에 이동해야… “잠도 자지 말라는 거냐” 분통
단속 대상 100세대 이상으로 확대… 주차난 심한 아파트 주민 갈등 ‘불 보듯 뻔해’

“정부가 친환경차 타라고 해서 샀는데, 이제는 새벽잠을 설치게 만듭니다. 새벽 2시에 나와서 차를 어디다 대라는 겁니까?”
오는 2월 5일부터 전국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주들에게 ‘새벽 기상령’이 떨어진다.
정부가 전기차 충전 구역의 회전율을 높이겠다는 명분으로, PHEV 차량의 완속 충전 허용 시간을 기존 14시간에서 7시간으로 대폭 축소하기 때문이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현장에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주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의 아파트 현실을 무시한 채, 기계적인 시간 제한만 들이댔다는 지적이다.
“퇴근 후 충전하면 새벽 2시… 주차 전쟁터로 내몰려”

이번 규제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간대’다.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충전기를 꽂는 시간은 대개 오후 7~8시다.
바뀐 규정대로라면 7시간 뒤인 새벽 2~3시에는 무조건 차를 빼야 한다. 이 시간은 아파트 주차장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다.
이중 주차는 기본이고 통로까지 차들이 꽉 들어차 있는 상황에서, 충전을 마친 PHEV 차주가 차를 뺄 공간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지금도 주차 시비가 끊이지 않는데, 새벽에 차 빼라고 방송을 하거나 이동 주차를 하다가 접촉 사고라도 나면 그 갈등을 누가 책임지냐”며 우려를 표했다.
“전기차는 14시간인데 왜 우리만?”… 형평성 논란

PHEV 차주들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완속 충전기를 쓰는 순수 전기차(BEV)는 여전히 14시간까지 주차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PHEV는 배터리가 작아 완충 시간이 짧으니 빨리 비켜주는 게 맞다”는 논리지만, 차주들은 “완충이 목적이 아니라 퇴근 후 주차가 주된 목적인 완속 충전의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박한다.
결국 전기차 차주들은 퇴근 후 충전기를 꽂고 아침까지 편하게 자도 되지만, PHEV 차주들은 알람을 맞춰놓고 새벽에 뛰어나가야 하는 ‘2등 시민’ 신세가 된 셈이다.
단속 5배 확대… ‘신고 포상금’ 노린 감시 늘 듯
설상가상으로 단속의 그물망도 촘촘해졌다. 기존에는 5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만 단속 대상이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100세대 이상 아파트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사실상 전국의 거의 모든 아파트가 규제 영향권에 들어왔다.

안전신문고 앱을 통한 주민 신고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3년 새 전기차 충전 구역 위반 신고 건수는 70%나 급증했다. 이웃 간에 서로 시간을 재며 신고를 남발하는 삭막한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인프라도 안 갖추고 회전율만 강요”
정부는 “이제 충전소 보급이 충분하니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청주 지역의 경우 기존 아파트의 40%가 법적 의무 설치 비율(2%)조차 채우지 못했다.
충전기 숫자는 그대로인데 시간만 옥죄면, 결국 주민들끼리 싸우라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시간 규제보다는, 심야 시간대(밤 10시~아침 7시)에는 단속을 유예하거나 과금형 콘센트를 대폭 늘리는 등 현실적인 대안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