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랜더, 하이브리드 탑재로 체질 개선
내비 뺀 이클립스…생존 위한 선택과 집중
현대·기아는 이미 전기차 게임의 중심

2026년형 미쓰비시 아웃랜더가 전동화의 물결을 타고 새롭게 변신한다.
연식만 바뀐 게 아니다. 아예 방향성이 크게 달라졌다. 미쓰비시는 자사의 대표 SUV 모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처음으로 적용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상품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전기차 전환의 압박 속에서 내놓은 이 선택은, 생존을 위한 전략이자 브랜드의 방향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다운사이징+전동화’로 체질 개선…아웃랜더, 다시 달린다
먼저, 아웃랜더 기본 모델의 심장은 바뀌었다. 기존의 2.5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대신, 1.5리터 터보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됐다.

전기 모터의 힘이 가속을 돕고, 배출가스는 줄이고 연비는 개선됐다. 풀 하이브리드처럼 복잡한 기술을 쓰진 않았지만, 규제를 피해가고 상품성을 유지하기엔 충분한 해법이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무게를 줄이고, 성능도 살렸다.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기존보다 한층 더 효율적인 SUV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동시에 미쓰비시는 자사가 강점을 지닌 PHEV 분야에 힘을 실었다.
이미 유럽 등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아웃랜더 PHEV는, 배터리 용량 확대와 서스펜션 개선, 실내 소재 업그레이드까지 전방위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외관도 달라졌다. 전면 디자인은 더 세련되게 정돈됐고, 휠과 테일램프까지 손질됐다. 더 멀리, 더 조용히, 더 편하게 가는 SUV를 목표로 한 것이다.
순수 전기차에 비해 기술 부담은 적고, 사용자의 충전 불안도 낮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이다.
‘내비는 빼고 트림은 더하고’…미쓰비시의 현실형 생존 전략
눈에 띄지 않는 변화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이클립스 크로스에서는 내장 내비게이션이 사라졌다. 소비자 대다수가 스마트폰으로 내비 앱을 사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원가를 줄이면서도 실제 사용성은 유지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다양한 트림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지를 늘리고, 스포티한 감성을 자극하는 라인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변화들이 미쓰비시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와 기아는 이미 HEV, PHEV, BEV를 아우르는 전동화 풀라인업을 갖췄고, 전용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다.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 OTA 업데이트, 디지털 키 등에서 벌어진 기술 격차는 더 이상 ‘가격’만으로 좁히기 어렵다. 미쓰비시가 효율적인 조정을 통해 틈새를 노리고 있다면, 현대차그룹은 이미 시장의 게임 자체를 새로 만들고 있다.
결국 미쓰비시의 행보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버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들은 그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고 있다.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