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논란이 기회로”…테슬라 침몰 지켜본 기아, EV5로 ‘승부수’

기아 獨 시장에 EV5 출시
獨 전기차 시장 3위 기록
폭스바겐·BMW에 도전장
Kia EV5 Germany Singapore
EV5 (출처-기아)

기아가 독일 전기차 시장의 심장부에 신형 SUV ‘EV5’를 전격 투입한다.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논란과 테슬라의 판매 급락이 맞물린 지금, 기아는 이 기회를 정조준해 폭스바겐·BMW의 양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독일 시장, 테슬라 빠진 자리에 기아 EV5

Kia EV5 Germany Singapore (2)
EV5 (출처-기아)

테슬라의 독일 내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는 오는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쇼’를 통해 중형 전기 SUV EV5를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독일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5.9% 급감한 885대를 기록했다. 머스크 CEO가 미국 정부 조직을 축소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을 공개 지지하면서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된 것이다.

업계는 이런 시점에 기아 EV5가 폭스바겐 ID.4보다 넓은 실내 공간과 EV6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독일 중간 가격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Kia EV5 Germany Singapore (3)
EV5 (출처-기아)

EV5는 400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에 최대 88.1kWh 배터리와 다양한 파워트레인(전륜 160kW, 사륜 230kW, 후륜 70kW 고성능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판매가는 3만5000유로(한화 약 55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중소 도시 소비자를 중심으로 기아의 존재감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이미 독일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8.1%까지 끌어올리며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서 생산 본격화…동남아 전기차 허브로

Kia EV5 Germany Singapore (4)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모습 (출처-HMGICS)

기아는 EV5의 글로벌 전략 무대로 독일뿐 아니라 싱가포르도 선택했다. 첨단 전기차 생산기지인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생산된 EV5가 최근 싱가포르에 공식 출시되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는 싱가포르 시장에 100kW급 모터 탑재 트림 2종과 230kW급 1종, 총 3가지 트림을 출시했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450km에 달한다.

EV5는 작년 중국 시장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1만대 이상 판매되며 상품성을 입증받았다. 싱가포르에서도 흥행이 이어진다면, 생산 기지인 HMGICS의 가동률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ia EV5 Germany Singapore (5)
EV5 (출처-기아)

현재 HMGICS의 조립·검사 공정은 67% 이상 자동화되어 있으며, 약 200대의 로봇이 EV5 생산을 맡고 있다.

‘EV5’ 한 방으로 판 흔드는 기아의 계산

Kia EV5 Germany Singapore (6)
EV5 (출처-기아)

문제는 지금까지 HMGICS의 전기차 판매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해 1~4월 HMGICS를 통해 싱가포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86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EV5의 출시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EV5로 싱가포르 시장을 본격 공략하면서, HMGICS의 생산량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EV5는 기아에게 있어 단순한 신차가 아니다. 혼란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남긴 공백을 메우고, 독일과 동남아시아 두 축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승부수’다.

Kia EV5 Germany Singapore (7)
EV5 (출처-기아)

이에 기아는 브랜드의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인 이 같은 상황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