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2년 내 전용 플랫폼 ‘미니 G’ 공개
아이콘 G 감성 살리되 전기차 전용 개발
G클래스 브랜드화, 오프로더 새 판 짠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상징적인 오프로더 G클래스의 이름을 확장한다. 독일 뮌헨 모터쇼 현장에서 공개된 소식에 따르면, 이른바 ‘미니 G클래스’가 앞으로 2년 안에 등장할 예정이다.
단순히 차체 크기만 줄인 변형 모델이 아니라, 새로운 브랜드 전개를 위한 출발점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작은 차체에 담은 ‘진짜 G’의 뼈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독자 플랫폼이다. 메르세데스 기술총괄 마커스 셰퍼는 “작은 G 역시 진짜 G여야 한다”는 말로 차별성을 강조했다.
기존 차량의 플랫폼을 재활용하는 방식은 배제됐다. 대신 G클래스의 뼈대를 상징하는 사다리형 구조를 축소·재해석해 새로운 전용 아키텍처를 만들고 있다.

그는 “문 손잡이조차 기존 모델에서 가져올 수 없을 만큼 많은 부품을 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차체 상부부터 서스펜션, 휠 사이즈에 이르기까지 상당 부분이 전용 설계로 이뤄진다.
디자인 역시 정체성을 지키면서 현대적인 요소를 더하는 방향으로 잡혔다.
디자인 총괄 고든 바그너는 “G클래스는 아이콘이라 바꿀 수 없다”면서도, 미니 G에서는 헤드램프 그래픽을 더 날카롭게 다듬고 세부 요소를 젊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서는 전통적인 원형 램프와 각진 차체 실루엣이 유지된 채 한층 세련된 느낌이 강조됐다.
G클래스, 오프로더 넘어 독립 브랜드 꿈꾼다

파워트레인에서는 과감한 선택이 예고된다. 현행 G클래스가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병행하는 것과 달리, 미니 G는 전기차 전용 모델로 출시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가 구체적인 제원을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곧 도로 위에서 테스트 차량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올라 칼레니우스 CEO의 발언은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임을 암시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단순한 소형 SUV 추가가 아닌 G클래스의 브랜드화 전략으로 해석한다.
랜드로버가 디펜더와 레인지로버를 각각 독립적인 제품군으로 키운 것처럼, 벤츠 역시 G클래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상징성을 갖춘 이름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전기차 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아이콘을 만들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결국 미니 G클래스는 ‘작은 G바겐’이 아니라 전동화 시대를 겨냥한 새로운 상징을 세우려는 시도다. 벤츠가 브랜드 전환에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지만, 오프로더 시장에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