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국산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시선을 받은 주인공은 기아의 차세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인 PV5였다.
연초 지지부진했던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자마자 PV5의 출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전체 순위표를 뒤흔든 것이다.
이는 단순히 판매량이 늘어난 것을 넘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의 자리를 본격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지표로 해석된다.
기아 PV5는 지난 2월 한 달간 3,967대가 판매되며 전월 1,026대 대비 무려 4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카고와 패신저 모델의 통합 판매 전략과 화물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맞물리며 소상공인과 레저 인구의 선택을 동시에 끌어낸 결과이다.

업계 관계자는 PV5가 기존의 틀을 깨는 실용성을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의 새로운 기수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보조금 효과에 춤춘 전기차…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PV5가 쏘아 올린 신호탄은 전기차 시장 전반으로 퍼져 나갔다. 콤팩트 SUV인 EV3는 3,469대가 팔리며 전월 대비 판매량이 수배 이상 뛰었고, 현대차 아이오닉 5 역시 3,222대를 기록하며 순위권을 수직 상승했다.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전기차 특성상 지급이 확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그간 억눌렸던 계약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모양새이다.
이러한 흐름은 소형차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아 레이 EV가 보조금 혜택을 등에 업고 판매량을 늘리는 사이, 내연기관 모델인 레이의 판매량은 급감하는 구도가 형성되었다.

같은 이름의 차량 안에서도 동력원에 따라 수요가 완전히 이동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집행 속도에 따라 당분간 전기차의 강세가 국산차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쏘렌토의 부동의 왕좌와 세단 시장의 ‘관망세’
전기차의 거센 반격 속에서도 기아 쏘렌토는 7,693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굳건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짧은 영업일수와 명절 여파에도 불구하고 2위와의 격차를 벌리며 ‘아빠들의 차’라는 명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대기 기간이 여전히 수개월에 달할 정도로 견고한 팬덤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국산 세단의 양대 산맥인 그랜저와 아반떼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그랜저는 3,933대에 그치며 이전의 기세를 잃었는데, 이는 오는 5월로 다가온 페이스리프트 출시 소식에 구매를 보류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탓이다.

아반떼 역시 6~7월로 예정된 풀체인지 모델을 기다리는 수요로 인해 순위가 하락했다. 상품성 개선 모델을 받겠다는 소비자들의 관망세가 시장 전체의 판매고를 억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픽업트럭의 반란과 3월 시장의 관전 포인트
픽업트럭 시장에서는 KGM 무쏘의 기세가 기아의 신차 타스만을 압도하며 눈길을 끌었다.
무쏘는 풀체인지를 거치며 상품성을 극대화했음에도 가격대를 2,000만 원대 후반에서 3,000만 원대 중반으로 동결하는 과감한 전략을 사용했다. 그 결과 타스만과의 경쟁에서 큰 격차를 벌리며 실속파 구매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제 시장의 눈은 3월로 향하고 있다. 2월의 부진이 계절적 요인과 보조금 대기 심리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었는지, 아니면 신차 출시를 기다리는 구조적 흐름인지는 이달의 성적표가 답해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확정 지역이 더 늘어나고 주요 인기 모델의 신형 소식이 구체화됨에 따라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본격적으로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