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최소 그랜저는 타야 무시 안 당해”…가성비 미친 차 만들고도 출시 포기한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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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시장 베르나 출시
2005 베르나 / 출처 : 현대차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수출 신화를 써 내려가는 현대자동차의 세단이 있다.

과거 한국 도로를 누볐던 엑센트의 후속 격인 모델 베르나가 그 주인공이다.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 연간 6만 대 이상을 수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정작 안방인 한국 시장에서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이 차의 독특한 배경을 살펴본다.

아반떼보다 370만 원 저렴한 제원

해외에서 판매 중인 베르나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압도적인 가성비에 있다.

그랜저
베르나 / 출처 : 현대차

인도 현지에서 책정된 베르나의 시작 가격은 한화로 약 1,660만 원 수준이다.

국내 준중형 세단의 절대 강자인 아반떼 가솔린 기본형 모델이 2,034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면 약 370만 원가량 훌쩍 저렴한 금액이다.

저렴한 가격표를 달았다고 해서 제원이 부실한 것도 아니다.

전장 4,565mm에 휠베이스 2,670mm를 확보하여 과거 비좁고 옹색했던 소형차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워냈다.

그랜저
베르나 / 출처 : 현대차

아반떼와 비교해 길이가 145mm 정도 짧을 뿐 실내 거주성과 실용성 면에서는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기본 트림부터 6개의 에어백을 탑재하고 상위 트림에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까지 지원하며 글로벌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하는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한다.

싼 차라서 외면받은 한국의 역설

이토록 훌륭한 상품성을 갖춘 가성비 세단이 한국 시장에 등판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저렴한 가격표 그 자체에 있다.

자동차를순수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차주의 경제적 지위와 체면을 대변하는 명함으로 여기는 독특한 사회적 인식이 가성비 세단의 발목을 잡았다.

Hyundai Toyota Vietnam Market (4)
엑센트 / 출처 : 현대

과거 베르나의 전신인 엑센트가 한국 시장에서 단종 수순을 밟게 된 결정적인 계기도 상품성의 결함보다는 싼 차를 탄다는 낙인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가족을 태우려면 최소 쏘나타나 그랜저 급의 중형 세단은 타야 한다는 암묵적인 잣대가 자리 잡으면서 철저하게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소형 세단은 외면받기 시작했다.

조금만 예산을 더 보태면 더 크고 번듯한 아반떼를 살 수 있다는 심리적 저항선 역시 엑센트와 같은 엔트리 세단이 한국에서 살아남지 못하게 만든 거대한 장벽이었다.

체면 버리고 실속 찾는 오너들

하지만 최근 한국 자동차 시장의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
쏘나타 / 출처 : 현대차

신차 가격이 끝없이 치솟는 카플레이션 현상에 고유가 기조까지 장기화되면서 다달이 빠져나가는 할부금과 유지비에 부담을 느끼는 차주들이 급증하고 있다.

큰 차를 선호하던 과시용 소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지갑 사정과 연료 효율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실용주의 트렌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추세다.

체면을 위해 빚을 내어 무리하게 쏘나타나 대형 SUV를 출고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본기 탄탄한 1,600만 원대 가성비 세단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모델로 대우받으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베르나의 질주가 유지비 폭탄에 시달리는 국내 예비 구매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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