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를 지킨다더니 살상무기를 수출한다.” 오랜 시간 스스로를 묶어두었던 족쇄를 풀어버린 일본의 행보에 동북아시아의 기류가 험악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이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개정하며 무기 수출의 빗장을 열어젖히자, 북한이 이를 평화국가의 허울을 벗어던진 전쟁국가의 흉계라며 거칠게 몰아붙이고 나섰다.
명분은 자국의 방어지만, 그 이면에서 요동치는 군비 경쟁의 파도가 한반도 주변을 위태롭게 흔들고 있다.
안보 핑계로 족쇄 푼 일본, 쏟아지는 견제구
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은 일본 당국의 근본적인 방위 정책 변화다.

북한 노동신문은 일본 정부의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 개정에 대해 국제 무력 충돌에 개입하려는 흉심이자, 군수산업을 키워 전쟁국가의 지위를 굳히려는 음흉한 술책이라고 맹비난했다.
살상무기 수출이라는 민감한 뇌관을 건드린 일본의 속내를 정면으로 저격한 셈이다.
특히 북한은 일본 최고위층의 발언을 콕 집어 타격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안보 환경의 엄중함을 내세우며 한 국가만으로는 평화와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북한은 이를 전쟁국가로 가기 위한 교활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위협에 대처한다는 그럴싸한 포장지 뒤에는 군국주의 시대의 재침 야망에 환장한 본색이 숨어있다는 것이 북한의 일관된 주장이다.
70년 금기 깬 일본의 변신, 꼬여가는 안보 셈법
일본 무기 수출의 변천사를 들여다보면 역내 국가들이 느끼는 불편함의 기저가 명확해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헌법 체제 아래서 일본은 수십 년간 분쟁 조장 국가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무기 수출을 극도로 통제해 왔다.
하지만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개정을 거치며 타국과 공동 개발한 살상 장비의 제3국 수출까지 허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사실상 전수방위라는 수비수 역할에서 벗어나, 글로벌 무기 시장의 플레이어이자 공격 역량을 갖춘 국가로 체질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일본의 급격한 무장화가 주변국들에게 반작용의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방위력을 끌어올리고 무기 수출의 판로를 개척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역설적으로 북한에게 자신들의 핵과 미사일 전력을 정당화하고 추가 도발을 감행할 완벽한 구실을 쥐여주게 된다.
누군가의 안보 강화가 다른 누군가의 위협으로 인식되며 끝없이 무기를 사들이고 개발해야 하는 동북아시아의 안보 딜레마가 일본의 수출 빗장 해제와 함께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