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로 쫙 깔린 이유 있네”…바다 건너 해외까지 “없어서 못 판다” 초대박 ‘난리’

전기차부터 SUV까지 판매량 질주
미국·유럽 시장 동시 공략 성공
글로벌 완성차 ‘톱4’ 위상 굳혀

현대차그룹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전기차로, 북미에서는 고급차와 SUV 전략으로 두 지역을 동시에 공략하며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있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단의 인기가 절대적이던 한국 시장조차 SUV 중심으로 재편될 만큼, 현대차는 SUV ‘강자’로서의 입지를 국내외에서 꾸준히 입증하고 있다.

특정 시장에 편중되지 않은 이같은 성장세는 단순한 일시적 호재가 아니다.

탄탄한 체질 개선과 지역별 맞춤 전략이 정교하게 맞물리며, 현대차를 진짜 ‘글로벌 브랜드’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선진국 시장 비중 65%, 글로벌 완성차 중 ‘최고’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 중 선진국 시장 비중이 65.1%에 달했다. 이는 토요타(59.2%), GM(55.6%), 폭스바겐(49.4%)보다 높은 수치로, 글로벌 ‘톱4’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득 수준이 높고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까다로운 시장에서 이처럼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것은, 현대차가 단순히 많이 파는 것을 넘어 수익성과 브랜드 경쟁력까지 갖춘 제조사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올해 6월 기준 고수익 트림이 차지하는 비율은 68.5%로, 토요타(63.0%), GM(65.1%), 폭스바겐(55.1%)을 모두 앞질렀다.

SUV 중심의 라인업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안착이 수익성 높은 트림 판매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유럽은 소형 전기차로 정조준

유럽 전통 강자들의 본고장에서 현대차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프랑스·독일·영국, 세 시장 모두에서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8월 판매가 전년 대비 30% 넘게 늘었고, 소형 전기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EV)와 ‘코나EV’ 두 모델은 전기차 판매 순위 10위권에 동시에 오르며 프랑스 시장에서 ‘전동화 브랜드’로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독일에선 4대 중 1대 이상이 전기차일 정도로 비중이 높았고, 이는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인스터는 6천 대 이상 팔리며 그룹 내 최다 판매 전기차로 기록됐고, 경형 SUV 중에서는 유일하게 누적 판매 15위 안에 올랐다.

여기에 영국에서는 ‘투싼’이 올해 들어 1만8천여 대가 팔리며 현대차 브랜드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고, 이제는 5위권 진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대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유럽 전용 소형 전기차 ‘콘셉트 쓰리’를 선보이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관세 변수만 넘으면 이익률 1위

한편, 현대차의 판매 성과뿐만 아니라 재무 안정성도 주목할 만하다. 2025년 6월 말 기준 현대차의 부채비율은 63.8%, 기아는 64.6%로 토요타(54.6%)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GM(180.4%)이나 폭스바겐(114.5%)보다는 훨씬 낮다.

순현금성 자산도 30조 원이 넘으며, 토요타와 비등한 수준이다. 이런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 신공장을 중심으로 연간 30만 대 생산 체제를 계획 중이며, 관세 조건이 동일해질 경우 영업이익률 8.2%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할 때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반면 일본은 이를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속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은 SUV, 전기차, 고급차 부문에서 고르게 성과를 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견고한 재무 구조와 정교한 시장 전략이 어우러지며, 단순한 판매 호조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관세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