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까지 다 지었는데 “현대차 어떡해요”…우려했던 ‘초위기 상황’ 터졌다

25% 관세에 실적 ‘직격탄’
3년 만에 최저 영업이익
정상회담 타결도 ‘불투명’

현대차와 기아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는 무너졌다.

이번 성적표는 단순한 부진이 아니라, ‘충격적 추락’에 가깝다. 미국의 25% 고율 관세가 직격탄이 되며, 두 기업은 3년 만에 가장 참담한 이익 하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관세의 덫에 걸린 실적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이 20% 넘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5%에 달하는 미국 관세가 전면 적용되며, 2조 5000억 원 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손실 규모는 지난 분기보다도 8000억 원 이상 많은 수치다. 그동안은 재고로 피해를 일부 상쇄했지만, 이번 분기엔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7월에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잠정 합의했지만, 후속 논의가 멈추며 여전히 고율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대로라면 현대차·기아가 도요타, 폭스바겐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대했던 협상, 오히려 더 멀어졌다

당초 이달 말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산업부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갈 길이 멀다”, “아직 쟁점이 많다”며 선을 그으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심지어 미국은 8년간 총 2000억 달러의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어, 정부는 이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상 간 만남이 예정돼 있어도,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한 주 전만 해도 기대감이 컸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대로 4분기까지 고율 관세가 유지되면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대차 ‘정면 돌파’ 결정

관세로 인한 손실에도 현대차는 가격 인상 없이 ‘정면 돌파’를 택했다. 미국 내 전기차 가격을 1000만 원 넘게 내리고, 현지 생산도 대폭 늘리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실제로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은 9월 기준 연중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역시 전년보다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단지 ‘미국 시장을 지키기 위함’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 경쟁 업체들의 관세 인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업계는 “현대차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대신, 능동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며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 지금의 선택이 더 큰 효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평가한다.

1년 새 159단계 껑충… 현대차 세계 최고 기업 ’33위’

현대차의 미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 대처 등 경영 변화는 2019년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실력 중심 문화로의 전환이 이뤄지며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변화는 글로벌 평가로도 증명됐다. 미국 지가 발표한 ‘2025 세계 최고 기업’ 순위에서 현대차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33위를 기록했다.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는 ESG, 자율주행,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에도 투자하며 ‘전통 제조업체’에서 ‘미래 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이에 관세 리스크만 걷히면, 현대차는 곧바로 반등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관세가 15%로만 인하돼도, 내년 현대차그룹이 4조 원의 이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관세 협상이 언제 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