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상황 맞이했다”…승승장구하던 현대차·기아 ‘이럴 수가’

불황에 내수 판매 6.1% 감소, 재고 쌓여
재고자산회전율 3년 연속 하락세 ‘적신호’
트럼프 25% 관세에 10조 원 부담 추정
Hyundai Kia Inventory Assets
현대차·기아 합산 재고자산 32조 원 돌파 (출처-뉴스1)

현대차·기아의 합산 재고자산이 지난해 기준 사상 처음으로 32조 원을 돌파했다.

또한 재고자산 소진 속도를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정점 후 하락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예고는 양사의 미국 시장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고 증가와 회전율 하락, 내수 부진이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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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본사 (출처-뉴스1)

지난 19일 현대차·기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양사의 재고자산 합계는 32조 2100억 원으로 전년(28조 6731억 원) 대비 12.3% 증가했다.

해당 기간 각 사의 재고자산은 현대차가 13.7% 늘어난 19조 7910억 원이었으며, 기아가 10.1% 뛴 12조 4190억 원이었다.

양사의 지난해 합산 재고자산은 2년 전(23조 3950억 원)과 비교하면 38.4% 증가했으며, 재고자산이 감소했던 2020년(18조 4276억 원) 이후 2021년(18조 7332억 원)부터 4년 연속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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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연간 재고자산 추이 (출처-뉴스1)

특히 양사의 지난해 재고자산 중 완성차를 포함한 ‘제품’ 재고는 현대차 10조 9293억 원, 기아 8조 8837억 원으로 각각 2년 전 대비 50.4%, 49.2% 증가했다.

재고자산 판매 속도를 의미하는 재고자산회전율도 양사 모두 3년 연속 하락 중이다. 2022년 8.8회였던 현대차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3년 8.2회에서 지난해 7.5회로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도 8.4회에서 7.5회, 6.9회로 떨어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평균재고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그 값이 내려갈수록 재고가 늦게 팔려 매출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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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연간 실적 추이 (출처-뉴스1)

지난해 재고가 늘어난 주요 원인은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부진이다. 지난해 양사의 해외 판매는 598만 4092대로 전년 대비 0.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 판매는 6.1% 감소한 124만 7156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합산 판매량은 723만 1248대로 2년 연속 700만 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1.0% 감소했다.

‘트럼프 관세’ 위협과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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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출처-뉴스1)

극심한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는 전략도 양사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약 25%의 관세 부과가 예고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내달 2일로 예정된 자동차·의약품 등에 대한 약 25%의 품목별 관세에 예외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역대 최대인 약 170만 대를 미국에서 판매했는데, 이 중 57%인 약 100만 대를 국내에서, 14만 대를 멕시코에서 수출했다. 따라서 미국 내 양사 판매량의 65%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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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출처-뉴스1)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으로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완성차의 대미 관세는 픽업트럭을 제외하면 0% 수준이다.

지난달 iM증권은 관세가 0%에서 25%로 인상될 경우 양사의 연간 부담은 현대차 5조 7000억 원, 기아 4조 원 등 총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을 증대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본격 가동되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의 연간 생산 능력은 30만 대이지만 50만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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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출처-현대차그룹)

또한 당초 전기차만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하이브리드차(HEV)도 혼류 생산할 예정이며, 기존 앨라배마(현대차)·조지아(기아) 공장의 생산 물량(70만 대)까지 더하면 양사 미국 생산량은 연간 120만 대로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의 70%를 미국 현지 생산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되는 수준이다.

신차 출시와 상품 경쟁력으로 위기 극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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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출처-현대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양사의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출은 282조 6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6% 증가한 26조 906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수출 판매에서 환차익을 누린 데다, SUV, HE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로 믹스 개선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전년(14.7%·56.7%) 및 2022년(22.0%·45.2%)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올해 10여종의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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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9 (출처-현대차)

현대차는 지난 1월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완전변경 모델을 6년 만에 출시한 데 이어 2월에는 준대형 순수 전기(BEV) SUV ‘아이오닉9’ 판매에 돌입했으며, 기아는 지난 2월 픽업트럭 ‘타스만’을, 지난 11일에는 준중형 BEV 세단 ‘EV4’를 출시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 팰리세이드는 3주만에 사전 계약 4만 5000대를 달성하는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타스만은 누적 4000대 판매를 돌파해 연간 목표치인 2만 대를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 변수를 제외한 근본적인 상품 경쟁력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재고 증가와 미국 관세 부과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강한 상품 경쟁력과 미국 현지 생산 확대 전략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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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만 (출처-기아)

특히 하이브리드와 중소형 차량 라인업의 강점이 관세 시대에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향후 양사의 움직임과 실적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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