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없으면 경쟁 밀리는 수준”…포르쉐·BMW ‘러브콜’ 쇄도하더니, “놀라운 상황”

포뮬러 E 질주하는 한국타이어, 기술력 입증
전기차 전용 ‘아이온’,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공략
실적·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은 이동 혁신 기업

전 세계 모터스포츠 무대 한가운데서 한국 기업의 로고가 눈길을 끈다. 포뮬러 E, 전기차 레이싱의 최전선에서 한국타이어가 단 하나의 공식 타이어 공급사로 달리고 있다.

미쉐린이 물러난 자리를 대신하며, 이 브랜드는 전기차 시대의 ‘발 밑 기술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포뮬러 E에서 검증된 기술, 도로 위로 달려 나왔다

포뮬러 E는 단 한 종류의 타이어로 폭염의 도심 서킷부터 빗길의 야간 경주까지 버텨야 하는 극한의 환경이다.

한국타이어의 ‘아이온 레이스(iON Race)’는 소재의 28%를 지속가능 원료로 구성해 성능과 친환경 두 과제를 동시에 풀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그립과 효율성은 개선되고, 최신 Gen3 Evo 차량에 맞춘 컴파운드는 속도와 안정성 모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경험은 그대로 도로 위로 옮겨진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iON)’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높은 토크와 하중, 소음, 배터리 효율 등 전기차 특성을 맞춘 구조와 컴파운드 덕분에, 독일과 영국 주요 매체의 테스트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했다. ‘조용하면서도 강한’ 전기차 타이어의 기준을 새로 세웠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완성차들도 반응했다. 포르쉐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아이온 타이어를 장착했다. BMW와 폭스바겐 계열 전기차에도 채택되며, 한국타이어는 ‘프리미엄 EV 타이어’ 시장의 주요 파트너로 부상했다.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이동의 미래를 설계하는 한국타이어

실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매출 9조원, 영업이익 30% 이상 증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고부가 제품 확대와 북미·유럽 공장 증설로 공급 효율을 높인 덕분이다. 미국 테네시와 헝가리 공장은 글로벌 완성차 협력 허브로 성장 중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발 앞서 대응하고 있다. 포뮬러 E의 주행 데이터는 향후 전기 SUV나 상용차용 타이어 개발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라는 말이 이 기업의 행보를 설명한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된 지금, 한국타이어는 단순히 타이어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이동의 패러다임을 설계하는 기술 브랜드로 변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