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대만 해협을 둘러싼 거센 군사적 압박을 두고 평범한 훈련일 뿐이라며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노골적인 대만 포위 훈련을 정당방위로 포장하면서, 오히려 대만 정부가 불안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의 화살을 돌린 것이다.
강대국의 군사적 압박을 심리전으로 변모시키는 중국식 회색지대 전략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쩌다 한 번이 매일로”… 중간선 지워버린 회색지대 전략
중국 국방부의 이번 발언은 대만 해협의 현상 변경을 굳히기 위한 고도의 여론전 성격을 띤다. 군사적 도발의 수위를 서서히 끌어올려 무력 충돌의 임계점 직전까지 밀어붙이되, 이를 ‘통상적 훈련’이라 부르며 국제사회의 제재 명분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전략은 대만 해협의 실질적 경계선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중국 군용기에게 대만 해협 중간선은 상호 충돌을 막기 위해 어지간해선 넘지 않는 암묵적인 금단의 구역이었다.
간혹 중간선을 침범하는 일은 대형 외교적 마찰을 각오한 극히 예외적인 도발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대만 해협은 완전히 다른 바다가 되었다. 중국 군용기와 함정은 매일같이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유린하고 있다.
뚫리면 안 되는 최후의 선이 언제든 훈련 명목으로 오갈 수 있는 중국의 앞마당으로 전락하면서 대만 국민이 느끼는 안보적 경계심마저 무뎌지고 있는 실정이다.
총성 없는 소모전… 대만군 요격 자산 말려 죽이는 시나리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상화된 도발’이 실질적인 전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은 단 한 발의 총탄을 쏘지 않고도 대만의 방위 자산을 서서히 고갈시키는 무서운 파급력을 지닌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 주변을 비행할 때마다 대만 공군은 매뉴얼에 따라 요격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야 한다. 중국이 거대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교대조를 편성해 여유롭게 훈련 비행을 즐기는 동안, 방어해야 하는 대만 조종사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출격 명령을 수행한다.
이 과정이 수년째 누적되면서 대만 공군의 기체 노후화는 가속화되고, 정비 주기는 짧아지며, 조종사들의 육체적·심리적 피로도는 한계치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만약 중국이 이러한 소모전으로 대만군의 대응 역량을 서서히 마비시킨 뒤, 어느 날 통상적인 훈련을 가장해 기습적인 상륙 작전으로 전환할 경우 대만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군사 압박을 일상으로 포장한 중국의 진짜 속내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