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대만 침투 전술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과거 고급 기밀을 취급하는 장성이나 영관급 장교들을 표적으로 삼았던 중국의 첩보망이, 이제는 현장에서 총을 드는 부사관과 말단 병사들에게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거창한 군사 기밀이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푼돈으로 현장의 시시콜콜한 데이터를 긁어모으는 이른바 마이크로 첩보전이 대만군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장군의 서류 가방보다 무서운 병사의 스마트폰
미국 전쟁연구소와 미국기업연구소는 지난 17일 발표한 중국·대만 정세 업데이트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대만 내 첩보 활동 타깃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통적인 방식의 스파이 활동은 수억 원대의 뇌물이나 치밀한 미인계를 동원해 고위 장성의 핵심 작전 계획을 통째로 빼내는 엘리트 첩보에 의존했다.

하지만 최근 대만에서 적발되는 간첩 사건의 양상은 판이하다.
중국 정보기관은 온라인 불법 도박이나 사금융으로 수백만 원 규모의 빚더미에 앉은 20대 초반의 하급 군인들을 집중적으로 노린다.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급전을 융통해 주는 대가로 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최고 기밀문서가 아니다.
자신이 근무하는 기지의 담벼락 높이나 일상적인 초소 교대 시간, 부대 배치를 보여주는 짧은 스마트폰 영상 촬영 등 극히 파편적이고 사소한 현장 데이터들이다.
충성 서약서로 옭아매는 점진적 스파이 양성 루트

이러한 하부 조직 침투는 매우 교묘하고 점진적인 타임라인을 거쳐 완성된다.
중국 공작원들은 처음에는 신분을 숨긴 채 대출 상환을 미끼로 부대 주변의 풍경 사진 같은 아주 가벼운 임무를 지시한다.
병사가 죄책감 없이 한두 번 정보를 넘기고 금전적 보상을 맛보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덫이 작동한다.
조금 더 보안에 민감한 영내 영상 촬영을 요구하기 시작하며, 최종적으로는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이나 대만 유사시 저항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약서 작성을 강요한다.

일단 서약서와 군복을 입고 찍은 영상이 중국 측에 넘어가면, 해당 병사는 협박에 짓눌려 완전히 통제권을 상실한 영구적인 스파이 자산으로 전락하게 된다.
국제 안보 전문가들은 이러한 밑바닥 첩보망이 고위급 장교 한 명을 매수하는 것보다 대만 방어에 훨씬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말단 병사 100명이 각자의 위치에서 찍어 보낸 파편화된 기지 영상과 순찰 경로는, 베이징의 슈퍼컴퓨터 안에서 대만군 전체의 약점을 훤히 비추는 완벽한 입체 작전 지도로 합성되기 때문이다.
미사일 공격이나 전면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처럼 대만군의 최전방 신경망이 중국의 푼돈에 서서히 마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