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멀리 가는 차’에 소비자 몰렸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로 판매량 급등
감성 디자인·디지털 경험이 차별화 무기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올 7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내수 판매량이 무려 172% 가까이 치솟았고, 그 중심에는 ‘E-Tech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조용하고 오래 가는 차’… 소비자 마음을 움직인 조건들
한때 SUV 시장에서 존재감이 옅었던 르노코리아가 어떻게 다시 주목받게 되었을까.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스펙만 뛰어난 신차가 아니라 국내 소비자 성향을 정확히 짚어낸 기술력과 기획이 맞물려 탄생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7월 판매된 그랑 콜레오스 중 86%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는 사실이다. 요란한 광고 없이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몰고 온 반응은 뜨거웠다.
핵심은 ‘정숙함’과 ‘효율성’이었다. 르노의 E-Tech 시스템은 시내 주행의 75%를 전기모드로 소화할 수 있어, 전기차 못지않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동급 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외부 소음을 실내로부터 효과적으로 차단해, 탑승자는 오롯이 차 안의 고요함을 즐길 수 있다.
연비 경쟁력도 눈에 띈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는 복합 연비 15.7km/L(19인치 타이어 기준)를 기록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대형 SUV 중에서도 상위권이다.

‘한 번 주유로 서울-부산 왕복 가능’이라는 메시지가 실사용자에게 다가오는 이유다. 장거리 운전을 자주 하는 패밀리카 수요층에게는 명확한 경제적 이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랭식 열관리 시스템과 IP67 등급 방진방수 기술로 배터리 안전성을 높여,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도 조율했다.
“이제 좀 새로운 거 없냐”는 말에 르노가 제대로 답했다
결국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은 ‘본질’에 집중한 결과로 보인다.
화려한 소재의 나열 대신, 2,820mm의 휠베이스가 제공하는 압도적인 공간감과 5년간 제공되는 5G 데이터 같은 실용적인 가치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시장의 절대 강자인 현대차가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에 그치고, 기아는 오히려 2.2% 감소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코리아가 기록한 172%의 내수 판매량 증가는 기존 선택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과 새로운 대안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컸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이다.
브랜드 이름값이 아닌,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 가치를 꿰뚫는 제품 하나가 시장 전체를 어떻게 흔들 수 있는지를 증명한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