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놀러갔다가 ‘깜짝'”…도로에 쫙 깔린 자동차 정체가

BYD 제주 렌터카 시장 진출
아토3로 소비자 거부감 해소
대형업체도 도입 검토 중
BYD Jeju Island Rental Car
BYD 아토3 제주 렌터카 시장 진입 (출처-연합뉴스)

싼 가격에 성능까지 내세우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결국 제주도로 향했다. 일반 소비자 판매가 주춤하자, 렌터카를 통해 접근 문턱을 낮추는 ‘우회 전략’에 나선 것이다.

BYD는 첫 국내 판매 모델인 전기 SUV ‘아토3’를 제주도 렌터카 시장에 본격 투입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주요 타깃은 관광객이다. “내 돈 주고는 사기 애매하지만, 렌트라면 괜찮다”는 심리를 노린 행보다.

업계는 이 같은 전략이 ‘중국 전기차=불신’이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금씩 바꿔나갈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제주 중소 렌터카부터 차근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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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제주공항렌트카 출고식 (출처-하모니오토모빌)

BYD코리아는 최근 국내 6개 공식 딜러사를 선정하고, 제주도와 서울을 중심으로 차량 보급을 시작했다. 그 중 하나인 ‘하모니오토모빌’은 제주 지역 첫 BYD 전시장과 협력해 아토3 차량을 제주공항렌트카를 통해 공급했다.

현재 제주도 내 일부 중소형 렌터카 업체들은 아토3를 차량 대여 리스트에 올려두고 운영 중이다. 아직 롯데렌터카 등 대형 업체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시장 반응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한 렌터카 업체에서 아토3의 하루 대여료는 2만5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는 국산 전기차인 2021년식 아이오닉5와 동일한 수준이며 수입 전기차 폴스타보다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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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아토3 제주 렌터카 시장 진입 (출처-BYD)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국산차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지만, 중국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 가격도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대형 렌터카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렌터카로 익숙해진 브랜드… 구매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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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아토3 제주 렌터카 시장 진입 (출처-연합뉴스)

업계는 BYD가 제주도를 첫 공략지로 삼은 이유를 “체험 기회 확대”로 두고 있다. 제주도는 렌터카 등록 대수가 약 3만 대에 달하고, 대다수가 관광객 수요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모니오토모빌 황대갑 대표는 “제주는 연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인 만큼 BYD 차량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직접 체험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며 “이 경험이 브랜드 이미지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BYD는 이미 해외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쓰고 있다. 유럽에서는 우버와 협력해 차량을 공급했고, 동남아에서는 그랩과 5만 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브랜드 노출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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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아토3 제주 렌터카 시장 진입 (출처-연합뉴스)

국내에서도 올해 1월 본격 진출 후 아토3로 4월까지 1066대를 판매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폴스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BYD코리아는 여세를 몰아 올 하반기 중형 전기 세단 ‘씰’과 전기 SUV ‘씨라이언7’의 국내 출시를 예고했다.

싸고 괜찮은데… “중국차라는 이유로 망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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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아토3 제주 렌터카 시장 진입 (출처-연합뉴스)

아직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BYD가 가성비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건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산’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렌터카는 부담 없이 차량을 경험할 수 있는 채널인 만큼, 실제로 타보고 만족한 소비자들이 향후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BYD가 제주도를 테스트베드 삼아 국내 소비자 심리를 정밀하게 분석 중인 가운데 이번 전략이 단순한 차량 공급에 그칠지, 아니면 한국 시장을 여는 열쇠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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