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대량의 무기를 실어 나르는 것으로 지목된 러시아 화물선이 또다시 북한 항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21일 북한 나선항 부두에 러시아 로로선인 레이디R호가 정박한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불법적인 무기 밀거래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물증이다.
800만 발 포탄 실렸다…나선항 오간 레이디R호 수상한 동선
이번에 포착된 레이디R호는 단순한 화물선이 아니다.

이 선박이 정박한 나선항 부두는 2023년부터 북한산 포탄과 무기들을 러시아로 실어 나르던 밀수 의심 선박 4척이 단골로 이용하던 핵심 거점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들 선박은 2023년 8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나선항을 무려 112회나 드나들며 압도적인 물량을 빼냈다.
약 3만 개의 컨테이너에 담긴 800만에서 1,100만 발의 포탄이 우크라이나 전선을 향해 운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레이디R호의 행적은 이번에도 치밀했다.

21일 나선항에 입항해 선박 뒷부분에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용도 불명의 노란색 물체 두 개를 적재한 뒤, 다음 날인 22일 북한제 무기의 주요 하역 지점인 러시아 극동 보스토니치 항에서 화물을 내리는 모습이 위성에 고스란히 잡혔다.
앞서 3월 중순에는 평소 하역 지점이 아닌 나선항 북쪽 부두에 조용히 입항해 빈 컨테이너를 반환하고 돌아간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미친 듯 나르다 뚝 끊긴 발길, 한계 도달했나
눈여겨볼 대목은 폭주하던 이 무기 셔틀 작전이 올해 들어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4척의 선박이 밤낮없이 컨테이너를 나르던 것과 달리, 무기 운송의 핵심축이던 마이아-1호와 마리아호는 각각 2024년과 2025년 중반을 기점으로 작전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는 레이디R호와 안가라호 단 두 척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선항에서 포착된 러시아 선박의 횟수도 올해 1월, 3월, 4월 각각 단 한 척에 불과할 정도로 급감했다.
이러한 급격한 운항 횟수 감소는 북한 방산 역량의 뼈아픈 한계를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된다.
과거 수십 년간 쌓아둔 전시 비축 포탄을 무리하게 러시아로 넘긴 결과 북한 자체 무기고가 바닥을 드러냈거나, 낡은 무기 공장의 생산 라인이 과부하에 걸려 러시아가 요구하는 납품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를 긴장시켰던 북러의 불법 무기 거래가 엄청난 출혈 끝에 물리적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반도와 유럽 안보 지형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