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첫 전면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결국 1분기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최소 6,400억 원의 막대한 손실 위기로 번진 모양새다.
“1분 멈추면 다 버려야” 바이오 공장의 딜레마
문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이 일반적인 제조업의 파업과는 차원이 다른 피해를 낳는다는 점이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일반 제조 공정은 라인이 멈추면 생산을 잠시 보류했다가 재개하면 그만이지만,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항체 단백질을 얻어내는 초정밀 연속 공정의 특성상 온도와 습도, 영양분 공급이 단 몇 분만 어긋나도 세포는 즉각 사멸한다.
결국 한 번 변질된 단백질은 치료제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수백억 원어치의 배양액 전체를 폐기물로 버려야만 한다.
앞서 법원이 전체 9개 공정 중 원액 충전 등 마지막 3개 공정의 파업만 제한하고 나머지 6개 공정의 파업은 허용했지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배양 라인 중 하나라도 멈추면 결국 전체가 멈추는 것과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사 평행선에 글로벌 CDMO 경쟁력 ‘빨간불’
막대한 손실을 감수한 이번 사태는 수개월에 걸친 기나긴 노사 갈등의 누적된 결과물이다.

지난해 12월 노조가 평균 14%의 임금 인상과 1인당 3천만 원의 격려금 등을 요구하며 시작된 교섭은 사측이 6.2% 인상안을 고수하면서 3월까지 13차례나 결렬을 거듭했다.
급기야 회사가 파업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일부 기각되면서 노조는 5월 1일부터 닷새간의 전면 파업이라는 강수를 둔 상태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당장의 수천억 원대 재무적 손실보다 ‘공급망 리스크’ 현실화로 인한 무형의 신뢰 하락을 더 심각하게 바라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글로벌 규제 기관들이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공정의 무결성’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만큼, 납기 지연이나 공정 중단은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치명적인 결격 사유로 비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위탁생산(CDMO) 시장에서 불안감을 느낀 핵심 고객사들이 스위스 론자 등 해외 경쟁사로 곧바로 물량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