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이목이 크고 화려한 프리미엄 모델에 쏠려 있는 사이, 물밑에서는 작고 저렴한 ‘보급형 전기차’ 생태계를 장악하려는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비싼 찻값과 할부 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대중화의 진정한 열쇠는 극단적인 가성비와 실용성을 갖춘 소형 모델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중국 BYD(비야디)가 태국 시장에 내놓은 소형 전기차 ‘아토 1(Atto 1)’은 이러한 흐름을 대변하는 전략적 신차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BYD는 방콕 국제 모터쇼에서 아토 1을 공식 출시하며 시작 가격을 42만 9,900바트로 책정했다.
최근 환율 기준으로 한화 약 1,970만 원에 불과한 파격적인 가격이다. 상위 트림 역시 약 2,110만 원(45만 9,900바트) 수준으로 묶어, 소비자의 가격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물었다.
작지만 알찬 스펙, 도심형 EV의 기준

무작정 가격만 낮춘 이른바 ‘깡통차’가 아니라는 점이 더 큰 위협 요소다. 아토 1은 콤팩트한 해치백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 부족함이 없는 준수한 제원을 갖췄다.
상위 트림에는 38.88kWh 용량의 자체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되어, 1회 충전 시 최대 380km(NEDC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도심 출퇴근이나 장보기 등 단거리 위주로 쓰이는 소형차의 목적을 고려하면 훌륭한 효율성이다.
시장에서는 이 모델이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장점인 ‘저렴한 유지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체급을 찾았다고 평가한다.
거대한 배터리 원가 탓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BYD가 배터리 내재화와 원가 절감 역량을 총동원해 1천만 원대 후반이라는 상징적인 선을 뚫어낸 셈이다.
안방 장악한 레이 EV·모닝의 강력한 적수

이러한 초가성비 소형 전기차의 등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묵직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는 기아 레이 EV가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무기로 큰 인기를 끌며 소형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레이 EV의 보조금 적용 전 기본 가격이 2,700만 원대 후반에서 시작해 예산에 민감한 수요층에게는 다소 저항선이 존재했다. 내연기관 경차인 기아 모닝 역시 주요 옵션을 더하면 1,5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만약 BYD가 현지 수준의 공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국내에 아토 1을 투입한다면, 기존 국산 경소형차 수요를 강력하게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보조금을 적용받을 경우 내연기관 경차 수준인 1천만 원대 초중반에도 구매가 가능해져, 초기 비용과 유지비 모두를 아끼려는 알뜰 소비자와 법인 영업용 수요를 단숨에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진정한 승부처가 화려한 신기술에서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대중적 가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