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서 아우디가 상식을 파괴하는 가격표를 들고나왔다. 막내급 전기 SUV 가격에 큰형님급 덩치를 제공하는 이른바 ‘체급 파괴’ 전략이다.
특히 한국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엔트리 모델인 GV60과 비슷한 가격대에 플래그십 SUV인 GV80보다 큰 차체를 선보이면서 현지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GV60 가격에 GV80급 덩치를 사다
최근 사전 판매를 시작한 SAIC-아우디의 중국 전용 모델 ‘AUDI E7X’는 가격과 제원 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시작 가격은 28만 9,800위안(약 5,5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제네시스 GV60의 출시가인 28만 5,800위안과 불과 약 75만 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더 놀라운 점은 차체 크기다. E7X는 전장 5,049mm, 전폭 1,997mm를 자랑하는 거구다. 제네시스의 대형 SUV인 GV80과 비교해도 전장은 109mm나 더 길고, 전폭 역시 22mm가 넓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또한 3,060mm에 달해 GV80보다 105mm나 더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한마디로 가격은 컴팩트 SUV인 GV60과 겹치지만, 실제 크기는 대형 SUV인 GV80을 훌쩍 뛰어넘는 역설적인 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러한 수치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전기 SUV GV90 바로 아래 단계까지 육박하는 수준이다. 아우디가 중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가성비’라는 가장 날카로운 칼을 프리미엄 시장에 들이댄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것도 아니다. 109kW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인증 기준(CLTC) 최대 751km를 달릴 수 있는 성능까지 갖췄다.
화려한 옵션과 아우디 브랜드의 역습

실내 구성 역시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대시보드를 가득 채우는 59인치 초대형 디스플레이는 물론, 뒷좌석 천장형 스크린과 냉장고까지 갖춰 프리미엄 SUV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여기에 Momenta R7 지능형 주행 보조 시스템(ADAS)을 탑재해 기술적 완성도까지 끌어올렸다. 아우디라는 글로벌 브랜드 파워에 중국 현지 기술력이 결합되면서 강력한 시너지를 내는 모양새다.
제네시스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GV60은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뛰어난 주행 성능과 디자인이 강점이지만, ‘거거익선’을 선호하는 중국 시장에서 같은 가격대의 5m급 아우디 SUV는 강력한 대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제네시스가 한국과 북미에서 쌓아온 프리미엄 서비스와 품질 안정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아우디의 이번 가격 공세는 브랜드 전략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변수다.
다만 AUDI E7X는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협력해 만든 중국 전용 모델인 만큼 국내 출시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하지만 아우디가 중국에서 보여준 이러한 공격적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럭셔리 브랜드조차 전기차 시장에서는 기존의 등급 공식을 깨고 가격 대비 크기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전기차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가치’와 ‘압도적인 공간’ 중 무엇이 우선인지 묻는 아우디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