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말이 맞았네”…멀쩡한 SUV 팔고 ‘이 차’로 몰리는 5060 아빠들, 이유가 ‘깜짝’

드라마 속 김부장이 탄 그랜저, 여전히 ‘성공의 차’로 회자
5060 운전자들, SUV 피로감에 다시 세단으로 회귀
SUV 전성기에도 그랜저는 꾸준히 시장의 선택을 받는 중

서울 자가에 대기업에 다니는 김부장이 극 중에서 몰고 나온 그랜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속 이야기지만,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성공한 가장의 차’라는 상징성을 자연스럽게 불러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이미지가 여전히 현실에서도 꽤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단순히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50·60대 운전자들 사이에서 “SUV를 거쳐 다시 세단으로 돌아오는 이유”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SUV 전성시대에도… 중장년층이 느끼는 ‘불편한 진실’

지금 대한민국은 SUV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시장은 수년째 대형과 중형 SUV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가족 단위 레저 활동이 늘었고, 시야가 높은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오래 몰아본 중장년층 운전자들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차고가 높아 타고 내릴 때 무릎을 크게 써야 하고, 장거리를 갈수록 허리가 먼저 피로해진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특히 도심에서 방지턱과 요철을 반복해서 넘을 때 허리로 전해지는 미세한 충격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반면 세단은 차체가 낮아 안정감이 높고, 노면 소음이 덜 올라오는 구조 덕분에 장시간 운전에서도 몸이 한결 편안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젊을 땐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요소들이 나이가 들수록 체감되는 셈이다.

다시 돌아오는 5060의 선택… 그랜저가 떠오르는 이유

실제로 SUV만 고집하던 50·60대 운전자들이 다시 세단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출할 때마다 몸을 크게 움직여야 하는 점이 은근한 스트레스가 되고, 출퇴근이나 장거리 이동 후 피로감의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한동안 SUV를 ‘가족을 위한 실용적 선택’으로 여겼던 이들이 다시 세단으로 돌아오며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모델이 바로 그랜저다. 익숙한 승차감과 안정적인 실내 구성, 조용한 주행감 등 오랜 시간 쌓여온 신뢰가 다시금 빛을 발하고 있다.

통계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운행되는 국산 승용차는 SUV가 아닌 그랜저였다. 150만 대가 넘게 도로를 달리고 있고, 하이브리드 모델만 따져도 20만 대 후반 규모로 가장 많다.

SUV 붐 속에서도 오랜 시간 선택받아온 셈이다. 신차 시장에서도 그랜저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논란과 호불호가 뒤따르지만, 결국 시장의 선택은 꾸준했다.

‘성공의 상징’ 넘어 실사용 이유로… 그랜저의 꾸준한 힘

7세대 모델은 출시 직전 대기 수요가 11만 건을 넘기며 화제를 모았고, 판매량 역시 해마다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그랜저가 가진 ‘성공의 이미지’는 드라마 속 김부장을 통해 다시금 회자됐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한층 현실적인 이유들이 겹쳐 현재의 위치를 지켜내고 있다.

SUV 시대가 지속되더라도, 세단이 주는 정숙함과 편안함을 다시 찾는 중장년층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체 피로감에 민감해지는 나이대에서는 이런 선택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랜저가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향후 소비자들의 이동 방식과 선호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