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하반기부터 ‘니로플러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판매 전략을 선보인다. 소비자들이 차량 배터리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절반 금액에 구매하고 배터리 가격은 월 구독 형태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구매자는 초기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전기차 시장 침체와 가격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기아는 이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통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 감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수입 포함)는 15만 8009대에 달한다.
전년 대비 0.07% 성장률이며 이는 매월 평균 9대 미만 증가로 간신히 감소세를 피한 셈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최근 몇 년 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상황은 달랐다.
2021년 9만 7032대 판매에서 2022년에는 62.7% 증가한 15만 7906대로 성장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고금리, 경기 침체 영향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했고 안전성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로 인해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
초기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이었던 얼리어답터의 수요도 대부분 충족됨에 따라 이전과 같은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중국이나 미국과 같은 주요 시장과 비교했을 때 국내 전기차 시장은 더욱 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터리 구독제는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 니로플러스 가격, 경차 수준으로 낮아져
구독제를 통해 전기차 구매 장벽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한 후 배터리 비용을 월 요금제로 지불하면 전기차의 낮은 유지비 덕분에 큰 지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아는 이 구독 서비스를 ‘니로플러스’ 모델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구독 기간 중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해도 사용자에게 큰 부담이 가지 않도록 전용 보험도 선보일 예정이다.
4천만 원 후반대인 니로플러스는 보조금 적용 시 3천만 원대 중반에 구입할 수 있다. 여기서 약 2000만 원에 달하는 배터리 비용을 제외하면 1천만 원대로 가격이 크게 낮아져 사실상 경차 수준 금액으로 전기차를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올해는 또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인 EV3와 EV4가 출시될 예정인만큼 이들 신모델에도 구독 서비스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시장, 연평균 25.5% 성장 전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1억 9300만 달러에서 오는 2027년까지 4억 79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평균 25.5%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다만 배터리 구독 모델이 모든 상황에 완벽한 해결책은 아닐 수 있다. 전기차 구입을 촉진하는 데는 분명히 기여하지만 국내 예비 차주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차량을 소유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존재한다.
이는 전기차를 구독 모델로만 제공하게 되면 일정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배터리 구독제와 전통적인 구매 방식을 함께 제공하거나 구독료를 최소화해 소비자 수용성을 높이는 등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