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봄날인 줄 알았는데 “우려가 현실됐다”…전문가들 걱정하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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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반도체 의존
한국 경제 반도체 의존 / 출처 :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반도체 한 가지에 운명을 걸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2월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은 이 같은 ‘극단적 양극화’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성장률 전망치는 1.8%에서 1.9%로 0.1%포인트 올랐지만, 그 이면에는 반도체가 모든 것을 끌어올리는 동안 건설은 바닥으로 가라앉는 기형적 구조가 숨어 있었다.

KDI는 글로벌 AI 수요 폭발에 따른 반도체 경기 회복을 근거로 수출(2.1%), 설비투자(2.4%), 민간소비(1.7%) 전망을 모두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매출액 증가율 전망치는 17.8%에서 39.4%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반도체 경기가 직접적으로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설비투자를 늘리며, 소비까지 일부 상향 조정되는 선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호황이 반도체 섹터에만 국한된다는 점이다. 경상수지는 작년 1,231억달러에서 올해 1,488억달러로 257억달러 급증할 전망이지만, 이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원유 수입가 하락이라는 ‘교역조건 개선’ 덕분이다. KDI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세는 미약하다”고 명시했다.

건설투자, 정부 전망과 5배 차이…”수주가 착공으로 안 이어져”

한국 경제 반도체 의존
한국 경제 반도체 의존 / 출처 : 연합뉴스

충격은 건설 부문에서 터졌다. KDI는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을 기존 2.2%에서 0.5%로 1.7%포인트 대폭 하향했다. 기존 전망의 약 23% 수준으로, 사실상 ‘4분의 1 토막’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 1월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제시한 2.4%와 무려 5배 가까운 차이다.

KDI가 진단한 핵심 원인은 ‘수주-착공 단절’이다. 건설 수주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지방 인구 감소와 부동산경기 부진으로 실제 공사 착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부장은 “건설투자는 회복을 시사하는 신호를 아직 관측하지 못했다”며 “지방 부동산경기 부진 등에 따라 공사 착수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경제의 지역 간 불균형이 단순한 격차를 넘어 ‘구조적 붕괴’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도권은 반도체와 AI 붐으로 활황이지만, 지방은 인구 유출과 건설 침체로 동시 다발적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관세 25% vs 0%”…AI 버블·환율까지 3중 뇌관

KDI는 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다. 정 부장은 “미국과의 상호 관세는 15%일 수도 25%일 수도 있고, 0%인 반도체는 다시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며 “작년까지 관세 인상은 기업이 흡수했지만, 미국 소비자에 전가되는 시점이 오면 반도체 외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 반도체 의존
한국 경제 반도체 의존 / 출처 : 연합뉴스

둘째는 AI 붐 조정 가능성이다. “AI 붐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큰데 이 또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은 AI 붐에 기대어 반도체 수출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AI 수요라는 단일 변수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셋째는 환율 변동성이다. 최근 원화 환율은 달러당 1,456원 수준에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KDI는 “환율이 예측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면 물가가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2.0%에서 2.1%로 상향했다. 근원물가(2.3%)는 민간소비 회복세를 반영해 작년(1.9%)보다 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책 당국의 대응 방향은 ‘현 상태 유지’다. 정 부장은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예상대로 경기가 진행된다면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은 필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기준금리(2.5%)에 대해서도 “경기가 중립 수준에 접근하고 있어 금리로 경기를 누르거나 부양할 필요가 없다. 지금이 거의 중립 금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KDI의 1.9% 전망은 IMF와 동일하며, 한국은행(1.8%)보다 높고 OECD(2.1%)·정부(2.0%)보다는 낮다. 잠재성장률 1.6%를 웃돌며 개선 흐름을 유지한다는 평가지만, 반도체 의존도 심화와 지역 간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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