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중동 전역에 흩어져 있는 군사 거점을 이스라엘로 집결시키거나, 최소한 상당수 병력을 이스라엘에 상시 주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란과의 전쟁을 치르며 이스라엘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한 미국이, 아랍권 국가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무제한 요새’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동의 안보 판도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변화다.
“마음대로 이륙하라” 작전의 자유
미국이 이스라엘 상시 주둔을 검토하게 된 결정적 배경은 역설적으로 기존 아랍 우방국들이 보여준 ‘제한’에 있다.

그동안 미국은 바레인, 카타르, UAE 등 아랍권 내 여러 거점을 활용해 왔지만, 이들 국가는 자국 영토 내 미군 전력이 인근 이슬람 국가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부담을 느껴왔다.
실제로 작전 때마다 이륙을 제한하거나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는 경우가 많아 미국의 기동성에 제약이 컸다.
반면 이스라엘은 미군의 군사 활동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다른 국가들은 공격 작전을 위한 이륙에 조건을 걸었지만, 이스라엘엔 그런 것이 없다”며 미군이 이스라엘을 ‘작전에 편리한 요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입장에서는 정치적 승인 절차 없이 즉각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전초기지를 발견한 셈이다.
지하 지휘소 ‘피트’에서 확인한 일체감
양국 군의 밀착은 이미 단순한 협력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2월 대이란 작전 과정에서 미군 장병들은 이스라엘군의 지하 중앙지휘소인 이른바 ‘피트(Pit)’에 상주하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작전을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독보적인 방공망 운용 능력과 공군력을 가까이서 확인했으며, 이스라엘이 미국의 주요 위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역내 타격에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는 점을 재평가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이스라엘에 방공 포대나 전투기 비행대 등을 상시 배치하는 내용의 새 중동 정책 문서가 작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가까운 미래는 물론 먼 미래에도 떠나지 않을 미군이 이곳에 있다”며 미국의 차기 역내 기지가 이스라엘에 들어설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군이 이스라엘에 상시 주둔하게 되면, 미국은 아랍 국가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거치지 않고도 중동 전역에 대한 즉각적인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이란을 비롯한 적대 세력에 대한 강력한 억제력이 되는 동시에, 중동 안보의 중심축이 아랍권에서 이스라엘로 완전히 이동함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