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자취를 감췄던 아파트 단지 내 야시장이 최근 다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멀리 나가지 않고도 푸드트럭과 체험 부스를 즐길 수 있어 입주민들의 환영을 받지만, 행사가 끝난 뒤 남겨진 소음과 쓰레기 문제는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특히 밤늦게까지 불편을 감수한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야시장에서 발생한 수천만 원대 자릿세 수익이 과연 투명하게 단지 관리비로 환원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분위기다.
재주는 입주민이, 돈은 중간 업자가
야시장을 찾은 일부 주민들은 길게 늘어선 부스를 보며 노점상들이 단지에 직접 상당한 액수의 자릿세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돈이 흘러가는 구조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야시장은 단지가 직접 상인을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행사 기획 업체가 입주자대표회의와 장소 대여 계약을 맺고 부스를 채우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중간 기획 업체는 상인들에게 위치나 판매 품목에 따라 하루 평균 10만 원에서 30만 원, 독점적인 인기 먹거리 부스의 경우 많게는 60만 원에 달하는 참가비를 걷는다.
만약 50개의 부스가 평균 30만 원씩 자릿세를 냈다면 하루에만 1,500만 원 규모의 매출이 중간 업체의 손에 들어가는 셈이다.

반면 이 업체가 아파트 측에 지불하는 장소 사용료, 즉 단지에 공식적으로 귀속되는 잡수입은 대규모 단지라 할지라도 통상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선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천막 설치나 조명, 청소 비용 등을 업체가 부담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입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극심한 소음과 주차 혼잡 비용에 비하면 단지로 들어오는 수익 배분율이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인 통장으로 받았다고?” 터져 나오는 불만
배분율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파트 측이 수령한 행사 수익금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 관행이다.
공동주택 법령에 따르면 야시장 장소 대여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입주민의 공동 재산인 ‘잡수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입주자대표회의의 공식 의결을 거쳐 관리사무소 명의의 관리 계좌로 입금된 후, 차기 관리비를 차감하거나 단지 시설을 개선하는 데 투명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주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정상적인 정산 방식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야시장이 끝났는데도 관리비 고지서에 잡수입 차감 내역이 전혀 없다”거나 “행사 수익금을 부녀회장이나 입주자대표 회장의 개인 계좌로 이체받았다는 소문이 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심지어 계약서 한 장 없이 현금으로 돈을 받은 뒤, 나중에 문제가 되자 “단지를 위해 좋은 일에 썼다”는 말로 얼버무리며 정산 공지를 누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의무관리대상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이 요구하면 관련 장부와 증빙 서류를 열람할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야시장이 진정한 주민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사 개최 전부터 수익금 규모와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절차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