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을 떠나기도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차례가 예고되었다.
미·중 정상회담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인 현지 시각 14일, 크렘린궁이 푸틴 대통령의 조기 방중을 공식화하며 강대국 삼각 외교의 판도를 흔들고 나섰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순간, 러시아가 곧바로 베이징으로 달려가 ‘전략적 파트너십’의 견고함을 재확인하려는 모양새다.
베이징으로 쏠린 강대국들의 시선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중 예고는 타이밍 면에서 지극히 의도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생산적인 회담을 마쳤다고 자평하며 미·중 국민의 위대함을 치켜세운 직후, 러시아는 방문 준비가 이미 완료되었음을 세상에 알렸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밀착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러시아가 여전히 중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동맹임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영역 표시 전략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은 이미 정례화된 수준을 넘어섰다.
두 정상은 지금까지 마흔 번 넘게 대면하며 서방의 압박에 맞선 공동 전선을 구축해왔다.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선언한 무제한 파트너십은 에너지와 금융, 군사 기술 분야를 아우르며 러시아의 고립을 막아주는 강력한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향해 던지는 유화책이나 압박 카드가 중·러 관계의 균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절박한 사정이 있다.
유럽의 중재 자격 박탈과 러시아의 수 싸움
러시아는 이번 발표와 동시에 유럽연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자격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외교적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크렘린궁은 유럽 국가들이 사실상 우크라이나 편에서 전쟁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완패를 옹호하는 집단이라며 날을 세웠다.

중재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중립성조차 상실했다는 낙인을 찍음으로써, 향후 평화 협상의 주도권을 유럽이 아닌 중국이나 제3의 지대로 옮기려는 노림수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포로 교환 명단을 조율하는 등 전쟁 당사자로서의 협상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베이징을 방문할 경우, 중국이 내세우는 평화 중재 구상에도 러시아의 입장이 더 강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경제적 숨통과 전략적 지지가 유지되는 한, 서방의 제재와 유럽의 압박은 그 한계가 명확할 수밖에 없다.

푸틴의 이번 방중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을 들인 미·중 관계의 긍정적 기류를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사이, 러시아는 베이징에서 중국과의 밀착 관계를 과시하며 국제 질서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을 둘러싼 세 강대국의 치열한 외교전은 이제 단순한 정상외교를 넘어, 향후 글로벌 안보 질서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컨셉은 러시아 빨아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