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민원 수백건 폭주”…결국 정부, 헬기까지 띄워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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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 출처 : 연합뉴스

인천 계양산을 자주 찾는 등산객들이라면 다가오는 6월을 앞두고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 정상부 흙을 한 줌만 퍼내도 수백 마리의 벌레가 뭉쳐서 꿈틀거리는 충격적인 생태 상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불만 민원이 폭주하자 결국 정부와 지자체가 헬기까지 동원하며 계양산 전체를 거대한 벌레 방제 실험장으로 바꾸는 초강수를 뒀다.

1제곱미터당 300마리, 헬기 띄우는 정상

사태의 심각성은 현장에서 확인된 숫자로 명확히 드러난다.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 출처 : 연합뉴스

국립생물자원관이 계양산 해발 300미터 이상 구간의 토양을 정밀 조사한 결과, 불과 1제곱미터 면적 안에 이른바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유충이 300마리가량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 정상에서 발걸음을 한 번 옮길 때마다 수백 마리의 벌레 떼 위를 걷게 되는 끔찍한 밀도다.

산을 찾는 시민들과 인근 주민들의 불편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인천 계양구청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4년 62건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72건으로 무려 7배 이상 폭증하며 인천 10개 군·구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정상적인 산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벌레가 들끓자, 관계 당국은 애초 30대만 설치하려던 유인물질 포집기 물량을 100대 이상으로 대폭 늘려 다음 달 초까지 정상 일대에 촘촘히 깔기로 했다.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 출처 : 계양구

여기에 조명등으로 벌레를 강하게 빨아들이는 무게 200킬로그램짜리 초대형 고공 포집기 2대도 투입된다.

장비가 워낙 무겁고 부피가 크다 보니, 인천시는 산 정상의 헬기장까지 아예 민간 헬기를 동원해 방제 물자를 실어 나르는 이례적인 수송 계획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드론부터 미생물까지 투입된 총력전

하늘을 나는 벌레를 잡는 기계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징그러운 성충이 되어 도심을 새까맣게 뒤덮기 전에 애벌레 단계에서부터 싹을 자르기 위한 첨단 방제 실험도 진행 중이다.

인천시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계양산 정상부 8,100제곱미터 넓이의 땅에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방제제를 대대적으로 살포했다. 화학 농약으로 산림 생태계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문제의 러브버그 유충만 골라 없애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인천 계양산 러브버그 / 출처 : 연합뉴스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산등성이에는 약제를 뿌리는 살수 드론이 쉴 새 없이 날아다니고, 곳곳에 벌레를 잡아두는 끈끈이 트랩이 추가로 설치된다.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제 대책이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벌레가 죽은 뒤 바닥에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사체를 치우기 위해 지자체가 별도의 청소 용역까지 발주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학계는 러브버그가 감염병을 옮기지 않고 낙엽 분해에 도움을 주는 익충에 가깝다고 본다. 하지만 혐오스러운 외관과 사람에게 달라붙는 습성 탓에 시민 불쾌감은 이미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쏟아부은 거대 방제 실험이 올여름 벌레 떼의 악몽을 끊어낼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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