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국방부가 2027년까지 수십만 대의 드론을 전장에 투입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이를 어떻게 배치하고 운용할 것인가라는 물리적 난제에 직면했다.
한 명의 병사가 한 대의 드론을 수동으로 발사하는 현재 방식으로는 대규모 드론 전력의 신속 배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부서(DIU)는 이번 주 ‘컨테이너형 자율 드론 배치 시스템(CADDS)’ 개발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드론의 저장, 발사, 회수, 재정비를 자동화하여 최소 인력으로 대량의 무인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닌, 미군의 드론 전력 운용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전문가들은 이번 CADDS 개발이 중국 등 경쟁국의 저가 드론 대량 생산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라고 분석한다.
‘1:1 모델’의 한계, 자동화로 극복

DIU가 제시한 CADDS의 핵심 요구사항은 명확하다. 육상과 해상 플랫폼 모두에서 운용 가능해야 하며, 주야간 및 악천후 조건에서도 작동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 2명의 인원만으로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미군은 병사 한 명이 쿼드콥터형 드론 한 대를 수동으로 발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DIU는 이를 “1:1 운영자-항공기 모델”이라 명명하며, 이 방식이 배포 속도를 제한하고 운영자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시킨다고 지적했다.
CADDS는 설치와 해체를 분 단위로 완료할 수 있어야 하며, 군용 및 상용 차량으로 운송 가능한 컨테이너 형태여야 한다. 특히 시스템이 대기 상태로 존재하다가 명령 즉시 드론을 발사할 수 있는 자동화 기능이 필수다. 운영자는 ‘루프 내’ 또는 ‘루프 위’ 의사결정 방식으로 시스템을 통제하게 된다.
2027년까지 30만대…11억 달러 프로그램 가동

CADDS 개발의 배경에는 국방부의 ‘드론 우위 프로그램(Drone Dominance Program)’이 있다. 지난 2월 3일 25개 벤더가 선정된 이 프로그램은 4개 단계에 걸쳐 총 11억 달러 규모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2026년에는 수만 대의 드론을 배포하고, 2027년에는 30만~34만 대로 규모를 확대한다. 1단계에서는 1억5000만 달러를 투입해 3만 대를 구매하며, 대당 평균 가격은 5000달러다. 최종 단계에서는 대량 생산을 통해 단가를 2300달러까지 낮출 계획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해 7월 “2026년 말까지 모든 육군 분대에 저비용 드론을 장비한다”는 메모를 발표하며 이 프로그램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해병대는 별도로 2026년에만 1만 대의 드론을 구매할 예정이다.
특히 프로그램은 기존 수년 단위 조달 사이클을 수개월로 단축했다. 2월 18일 포트 베닝에서 시작되는 ‘건틀릿 I’ 평가전에서는 실제 전투원들이 중심이 되어 드론을 테스트하고, 4단계에 걸쳐 벤더 수를 25개에서 12개, 최종 5개로 축소한다.
글로벌 드론 경쟁, 인프라가 승부처

업계 관계자들은 CADDS가 단순한 발사 장치가 아니라 대규모 드론 전력의 전술적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많은 드론을 확보해도 신속하게 배치하고 회수할 수단이 없다면 전장에서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컨테이너형 런처 시장은 최근 수년간 급성장했다. 노스럽 그루먼은 모듈형 페이로드 시스템(MPS)을 드론 발사용으로 개조했으며,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48대의 드론을 동시 탑재할 수 있는 컨테이너 개념을 공개했다. 독일 라인메탈과 이스라엘 유비전도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건틀릿 평가에 여러 우크라이나 기반 기업이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검증된 실전 드론 기술을 미군이 직접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결국 CADDS는 미국이 중국의 드론 대량 생산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퍼즐이다. 2027년 수십만 대 드론 배포 목표를 달성하려면, 자동화된 배치 인프라 없이는 불가능하다. 드론 수량이 폭증할수록 자동발사 시스템의 전략적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