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폴란드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퇴역 예정의 MiG-29를 공여하는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우크라이나에 다량의 무기를 지원했으며, 이번에는 전투기 지원의 보상으로 드론 기술을 원하고 있다.

박물관 대신 전선으로 가는 퇴역 전투기

폴란드의 톰치크 국방 차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퇴역 예정인 MiG-29 전투기에 대해 “이 전투기들을 박물관에 보내거나 매각 또는 폐기할 수 있다. 아니면 우크라이나에서 적을 무찌르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남겼다.

현재 폴란드는 14대의 MiG-29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6~8대는 올해 안으로 퇴역할 예정이다. 이에 최근 들어 폴란드가 퇴역하는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넘기고 그 대신 드론 기술 등을 이전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폴란드는 전쟁 초반 자국의 MiG-29 일부를 우크라이나로 지원한 이력이 있으며 당시 우크라이나는 남은 MiG-29도 넘겨달라 제안했으나 폴란드는 자국 안보가 우선이라며 모든 MiG-29를 넘겨주지는 않았었다.

전투기와 드론 기술의 맞교환 시도

폴란드는 FA-50 등 신형 기체의 전력화가 속도를 내자 노후화된 나머지 MiG-29를 퇴역시킬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에 폴란드는 어차피 수명이 다해 자국에서 사용하지 않을 전투기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술을 넘겨받고 싶어 한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술을 원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지난 9월 발생한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 사건으로 당시 폴란드와 유럽은 드론 대응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러시아와 전쟁하며 축적한 드론전 노하우를 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폴란드에게 있어 우크라이나가 가진 드론 기술은 단순히 하나의 드론 제작 방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드론을 운용하고 방어하는 전술까지 의미한다.

폴란드는 이전부터 우크라이나에 가장 적극적으로 무기를 지원했으며 100만 명 수준의 피란민을 수용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조가 이제는 다소 변화하고 있다. 이는 전쟁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폴란드의 피로감이 증가했기 때문이며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과도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폴란드는 퇴역 무기 등을 우크라이나로 지원하되 동시에 자국 이익을 챙길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고 있다. 폴란드가 MiG-29 공여를 대가로 드론 관련 기술을 전수받으려는 것도 무기 공여에 대한 이익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폴란드의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오는 19일 우크라이나와 미그기 이전 문제를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폴란드의 전략적 이익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