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여성이
연인의 맞춤법 실수에 ‘네 배’ 이상 민감
여성의 81.6% “맞춤법 실수, 거슬린다”
맞춤법을 잘 지키지 않는 남자친구와 싸우다가 결국 헤어졌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맞춤법 때문에 헤어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었다.
글쓴이 A씨는 “소개팅으로 남자친구를 만났다. 대화부터 취미까지, 처음에는 모든 게 잘 맞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A씨는 남자친구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남자친구가 보낸 문자 내용은 “새차 망했다”였다. A씨는 “새차? 차 바꾸려고?”라고 답장했다. 남자친구는 다시 “아니. 새차”라고 답했다.
A씨와 남자친구의 대화는 좀처럼 통하지 않았다. A씨는 남자친구가 신차를 계약하러 간다고 생각해 “차 계약하러 가냐”고 재차 물어봤지만, 남자친구는 다시 “아니 아니. 새차”라고 대답했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말한 ‘새차’는 ‘세차’라는 뜻이었다. A씨가 “왜 ‘세차’를 ‘새차’라고 했냐”고 묻자, 남자친구는 오타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A씨의 남자친구가 맞춤법을 틀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전에는 ‘세뇌’를 ‘쇄뇌’라고 말한 적이 있었고, A씨가 묻자 그때도 남자친구는 오타라고 해명했다.
A씨는 “‘안돼’를 ‘안되’라고 하는 등 ‘돼’를 써야 할 자리에 무조건 ‘되’를 넣길래 그걸 지적한 적도 있다”며 “그 외에도 맞춤법을 틀린 경우가 많았지만, 다른 사람들도 흔히 틀리는 맞춤법은 참고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A씨는 “하지만 ‘새차’ 때문에 그동안 참아오던 게 터져버렸다. 자꾸 ‘저녂 먹었어?’라고 물어보는 것도 거슬렸는데 언제는 ‘솔직하게’를 ‘솥직하게’로 써서 오만정이 다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A씨는 “모두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어휘들인데 그동안 아무도 이걸 지적해주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며 의아해했다.
또 A씨는 “한국인으로 30년쯤 살면 모를 수가 없는 단어들 아니냐. 저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기본은 지킨다. ‘맞춤법에 약하니 알려주면 고치겠다’고 하면 모르겠는데, 끝까지 오타라고 우기니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한편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연인 사이에 지켜야 할 연애 매너’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연인에게 가장 심하게 ‘정이 떨어지는’ 순간은 ‘반복적으로 맞춤법을 틀릴 때’라고 한다.
연인이 맞춤법을 틀리는 것에 대해 남성의 18.4%, 여성의 81.6%가 ‘거슬린다’고 답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맞춤법에 네 배 이상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맞춤법을 틀리는 것이 ‘정 떨어질’ 정도로 싫은 이유로는 ‘나를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35%)’, ‘무지한 것 같아서(26.2%)’,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24.9%)’, ‘성의가 없어 보여서(13.9%)’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