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 심혈관 질환 연관 가능성 연구 결과
안전성 논란 속 시장은 계속 고속 성장

“건강하려고 마셨는데, 더 안 좋다니…”
제로슈거 음료를 즐겨 마시던 직장인 김모(32) 씨는 이번 연구 결과에 당황했다. 단맛을 포기하기 싫어 건강을 생각해 선택한 제로음료가 오히려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소식이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김 씨는 “설탕을 피하려고 마셨는데, 이제는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냥 물 마시는 게 답인가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건강한 선택” 맞을까? 제로슈거의 역설
제로슈거 제품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부 인공 감미료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설탕보다 2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이 인슐린 급상승과 혈관 내 지방 플라크 형성을 촉진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아스파탐이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동맥 내 지방 플라크 축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2월 20일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12주간 아스파탐이 포함된 먹이를 제공한 뒤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아스파탐을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인슐린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으며, 혈관 내 지방 플라크도 더 크게 형성됐다.
연구를 주도한 차오 교수는 “아스파탐이 단맛 감지 수용체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면역 단백질 CX3CL1을 활성화해 플라크 축적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CX3CL1 수용체를 제거한 생쥐에서는 지방 플라크가 쌓이지 않아, 아스파탐과 심혈관 질환 간의 연관성이 더욱 뚜렷해졌다.
제로슈거 시장 폭발적 성장, 하지만 안전할까?
국내 제로슈거 시장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 원에서 2023년 1조 2,780억 원으로 7.8배 증가했으며, 탄산음료를 넘어 주류, 커피, 과자, 디저트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됐다.
편의점에서도 제로슈거 제품의 인기가 높다. GS25의 제로음료 상품 수는 2020년 3종에서 2023년 61종으로 증가했으며, 탄산음료 시장에서 제로슈거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1년 22.5%에서 2023년 41.3%로 커졌다.

소비자들이 제로슈거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낮은 칼로리(40.4%)와 건강상의 이점(25.9%)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건강을 고려해 선택한 인공 감미료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로슈거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전망이지만, 대체 감미료의 안전성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설탕을 피하는 것만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