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찾아가세요… 곧 사라집니다” 몰라서 못 받은 ‘내 돈’ 327억 원? 확인 방법 보니

건보 환급금 327억 원, 아직 미지급
3년 지나면 소멸… 내 돈 날아간다
중복 납부·자격 변동 시 꼭 확인

“나도 해당되는지 지금 당장 확인해봐야겠다”

건강보험공단이 국민에게 돌려줘야 할 건강보험료 환급금 수백억 원이 아직도 지급되지 않은 채 쌓여 있다. 환급 대상자임에도 이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절차를 밟지 않아 놓치고 있는 돈이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공개한 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으로 지급되지 못한 건강보험 환급금은 약 327억 원에 달한다. 2022년에는 57억, 2023년에는 124억 수준이었지만 1년 사이에 세 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이 환급금은 보험료를 중복으로 납부했거나 자격 변동 과정에서 과오납이 발생했을 때, 즉 ‘정당하지 않게 걷힌 돈’을 국민에게 다시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다.

환급 사유가 발생하면 공단 측에서 환급 안내를 하고 있지만, 제대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3년이 지나면 받을 수 없다… 소멸되는 권리

문제는 이 돈이 영구히 국민에게 돌아오는 구조가 아니라는 데 있다.

현행 규정상 환급금은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지고, 해당 금액은 건강보험공단의 수입으로 귀속된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소멸된 환급금만 66억 원을 넘어섰다.

건보공단은 환급금 지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집중 지급 기간’을 운영하고, 네이버 앱 등을 통한 모바일 전자고지 시스템도 도입했다.

환급계좌를 사전에 등록해두면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입금이 되도록 한 제도도 마련돼 있다.

그럼에도 최근 3년간 집중 지급 기간 동안 대상자였던 미지급 환급금의 약 40%가 여전히 지급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일부 지사에서는 연락 불가 대상자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거나, 안내문만 반복적으로 발송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조치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모바일 안내, 계좌 등록… 활성화 과제가 남았다

사전 환급계좌 신청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역가입자는 2.72%, 직장가입자도 34.3%에 머무르고 있다.

모바일 전자고지를 통해 안내문이 전송되고 있지만, 실제 열람률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내는 되고 있지만, 대상자의 ‘체감도’는 낮다는 뜻이다.

건보공단은 향후 환급금 집중 지급 방식에 대한 개선과 함께, 미지급 환급금의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전 계좌 등록과 모바일 안내 시스템에 대한 홍보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백억 원 규모의 환급금이 국민에게 돌아가지 못한 채 매년 쌓이고 있는 상황은 단순히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권리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제도적 개선과 함께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기한 지나면 소멸… 지금 바로 확인·신청해야

한편, 건강보험료 환급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쉽게 신청할 수 있다.

인터넷이 가능하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인부담금 환급 신청’ 메뉴로 들어가면 된다. 공인인증서(공동인증서)로 로그인한 뒤, 환급 금액과 입금 계좌 등을 입력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모바일 앱 ‘The 건강보험’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신청할 수 있다. 앱 실행 후 ‘보험급여’ → ‘본인부담금 환급’ 메뉴에서 조회와 신청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이 어렵다면 가까운 공단 지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팩스로도 신청 가능하다. 이 경우 신분증이나 인감증명서 등 본인 확인 서류가 필요하다. 지사 위치나 연락처는 공단 홈페이지나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절차는 간단하지만, 기한 내 신청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되는 만큼 적극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국민의 관심과 함께 제도 개선이 얼마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