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에선 자부심인데”…120년 역사 자랑하다 한국서 조롱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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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따오 박물관 소변 논란
칭따오 박물관 소변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의 저녁은 여전히 ‘칭따오’ 맥주로 가득하다. 현지인들에게 칭따오는 선택이 아닌 일상이며 자부심 그 자체다.

1903년 독일인이 세운 붉은 벽돌 양조장에서 시작된 120년의 역사는 웅장한 박물관 건물만큼이나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유산도 비행기로 단 1시간 거리에 있는 한국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선 앞에서는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120년 전통 압도한 ‘단 몇 초’의 영상

칭따오 맥주 박물관은 독일식 초기 양조 설비와 거대한 발효 탱크를 그대로 보존해 전통을 증명하려 애쓰고 있다.

칭따오 박물관 소변 논란
칭따오 박물관 소변 논란 / 출처 : 중앙일보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비살균 ‘원장맥주’는 특유의 청량감과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현지 분위기만 보면 2023년을 뜨겁게 달궜던 위생 논란은 이미 잊힌 과거인 듯 평온하다.

그러나 박물관 곳곳에서 들려오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대화는 전혀 다른 현실을 비춘다. 맥주잔을 비우면서도 “여기가 그 소변 맥주 논란이 있던 곳 아니냐”는 뼈 있는 농담이 빠지지 않는다.

120년간 쌓아 올린 브랜드의 정체성이 2023년 공개된 단 몇 초 분량의 이른바 ‘소변 맥주’ 영상 하나에 갇혀버린 셈이다.

당시 중국 제3공장에서 작업자가 원료에 소변을 보는 장면은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고, 이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브랜드에 대한 회복 불가능한 낙인으로 남았다.

매출 3분의 1 토막… 뺏긴 왕좌의 주인은 ‘일본’

칭따오 박물관 소변 논란
칭따오 박물관 소변 논란 / 출처 : 뉴시스

브랜드 인식의 악화는 곧장 처참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칭따오 맥주의 국내 수입사인 비어케이의 매출은 전성기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한때 ‘노재팬’ 열풍의 반사이익을 얻으며 일본 맥주를 제치고 국내 수입 맥주 시장 1위에 올랐던 기세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그 빈자리는 다시 돌아온 일본 맥주가 빠르게 꿰찼다. 아사히 등 일본 맥주 브랜드들이 편의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다시 점령하는 동안, 칭따오는 최악의 터널을 지났다는 안도감 무색하게 여전히 매출 정체의 늪에 빠져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맛이나 역사만큼이나 브랜드 이미지와 위생 신뢰도를 민감하게 따진다.

칭따오 박물관 소변 논란
칭따오 박물관 소변 논란 / 출처 : 중앙일보

대체재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한번 돌아선 소비자의 기억을 되돌리는 일은 불모지에 양조장을 세우는 것보다 더 험난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지에서의 1등 맥주 위상이 한국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을 담보하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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