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의 시험 항해를 참관하며 오는 6월 중순 취역을 주문했다.
그동안 고속정과 잠수함 중심의 연안 방어에 머물렀던 북한 해군이 대형 수상함으로 체급을 키우며 전략적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외형상으로는 압도적인 도약처럼 보이지만 이 군함이 한국 해군의 주력인 이지스함을 넘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현급 구축함이 던지는 진짜 숙제는 군함 간의 전면전이 아니라 미사일 궤도의 다변화에 있다.
한국 이지스함과 붙으면? 체급 한계 뚜렷한 5,000톤
최현급 구축함은 북한 해군 역사상 가장 거대한 수상 전투함이다. 기존에 운용하던 함정들이 대부분 1,500톤 이하의 작은 크기였던 것에 비하면 5,000톤급의 등장은 눈에 띄는 도약이다.

수십 개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하고 순항미사일과 대함미사일, 나아가 전술 탄도미사일까지 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이 3, 4호함의 설계 변경을 언급하며 작전 태세의 근본적 갱신을 자부한 것도 이 다목적 타격 능력에 기인한다.
하지만 한국 해군과 정면으로 맞붙는 상황을 가정하면 전력 차이는 여전히 크다.
한국 해군의 주력인 세종대왕급이나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7,600톤에서 1만 톤에 달하는 배수량에 강력한 이지스 전투체계를 바탕으로 함대 방공과 탄도탄 탐지, 원거리 정밀 타격 기능을 빈틈없이 수행한다.

반면 최현급은 외부로 노출된 장비의 실질적인 레이더 탐지 능력이나 다중 표적 추적, 미사일 유도 등 전투체계 전반의 신뢰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5,000톤급 대형함 운용 경험조차 전무한 북한이 짧은 시험 항해만으로 한국 이지스함 수준의 방공망을 구축했을 가능성은 낮다.
내륙에서 바다로 진출, 방공망 꼬이게 만드는 전술 타격
군사 전문가들은 최현급 구축함의 목적이 바다에서 제해권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동식 미사일 기지 역할을 하는 데 있다고 분석한다.
기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대부분 평양이나 내륙의 고정 기지,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이루어졌다. 한국군의 방어 체계인 킬체인과 대공망 역시 북쪽 땅에서 날아오는 위협에 집중해 설계되었다.

만약 이 대형 군함이 서해나 동해로 나와 수직발사관에서 전략 순항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날아오는 방향이 다변화되고,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의 궤적을 쫓기 위해 한국군의 감시망은 내륙과 양안 바다를 동시에 살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특히 동해로 진출할 경우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주일미군 기지까지 압박하는 무력 과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거대한 덩치는 양날의 검이다. 5,000톤급 구축함은 잠수함이나 육상의 이동식 발사대보다 훨씬 눈에 띄기 쉬워 한국군의 정찰 위성이나 해상 초계기의 감시를 피하기 어렵다.

결국 북한의 해상 타격 전술은 한국군에게 얼마나 빠르고 지속적으로 북한 대형함을 추적하고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함대함 정면 대결의 승패보다 발사 징후 탐지와 감시라는 팽팽한 시간 싸움이 북한의 새 해상 셈법에 맞설 가장 중요한 방어망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