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돈 쓸어담더니 “세금은 국민만 내나?” 비상 걸린 국세청…결국 칼 빼들었다

글로벌 IT기업, 한국서 수천억 벌고도
법인세는 쥐꼬리…회계 구조엔 ‘꼼수’
이익 줄었는데 본사 배당은 늘었다
글로벌 빅테크 세금 꼼수
출처: 연합뉴스

“정작 세금 제대로 내는 건 일반 국민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해외 본사를 둔 글로벌 IT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대규모 수익을 올리면서도 납부하는 법인세는 이익 규모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수익 구조를 꼼꼼히 뜯어보면, 겉으로 보이는 매출과 실제 이익 규모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대표적인 사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다. 국내 법인인 페이스북코리아는 지난해 738억 원의 매출과 22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빅테크 세금 꼼수
출처: 연합뉴스

언뜻 보면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정작 국내 광고 판매를 통해 발생한 총 매출은 9500억 원에 달했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의 90% 이상을 본사에 지급하는 비용 등으로 처리해, 실제 과세 대상 이익을 최소화하는 구조다.

이 가운데 약 9000억 원이 본사에 지급한 광고 인벤토리 구매비로 처리되면서, 국내에 실제로 남은 수익은 전체의 5% 수준에 불과했다. 매출 대부분이 비용으로 잡힌 결과, 페이스북코리아가 한국에 납부한 법인세는 54억 원에 그쳤다.

넷플릭스·구글, 수익은 해외로…남는 건 ‘찔끔 세금’

넷플릭스와 구글도 비슷한 방식으로 국내 수익을 해외로 이전한 정황이 포착됐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8200억 원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그중 6600억 원 이상을 미국 본사로 송금했다.

결국 국내에 남은 이익은 얼마 되지 않았고, 법인세도 13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또 다른 한국 법인 넷플릭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콘텐츠 제작 관련 매출로 499억 원을 올려 39억 원을 세금으로 냈지만, 두 법인을 합쳐도 메타와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빅테크 세금 꼼수
출처: 연합뉴스

구글의 경우, 유튜브 광고나 앱 결제 수수료 같은 수익 대부분을 아시아지역 본부인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구조다. 공식적으로는 3869억 원의 매출과 35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172억 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하지만 학계와 업계에서는 구글의 국내 실제 매출이 10조 원 이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구조적으로 ‘영업이익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적용돼 있는 셈이다.

국세청 vs 글로벌 빅테크…과세 전쟁은 이제부터

애플코리아는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법인세도 크게 줄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지나치게 높은 매출원가율이 문제로 지적되자, 잠시 낮아졌다가 최근 다시 90%대를 회복한 상황이다.

흥미로운 건, 이익이 줄어든 시점과 맞물려 미국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이익은 줄었는데, 본사 배당은 늘었다는 건 회계 구조 안에서 비용이 정교하게 조정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글로벌 빅테크 세금 꼼수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국내 수익을 해외로 이전하며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구조는 공정 과세의 원칙과 세수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 모두에 숙제를 던지고 있다.

국세청의 조사와 법인세 부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 기업은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고 있어 해결은 간단치 않다. 거대한 플랫폼 경제 속에서 정부의 과세 시스템이 얼마나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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