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2배 요구 나왔다”…트럼프가 극찬한 한국 산업인데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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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노조 성과급
K-조선 노사 갈등 및 성과급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겨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뱃고동을 울린 K-조선업계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배를 지어 번 돈의 30퍼센트를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나눠달라는 노동조합의 강력한 요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제시한 15퍼센트 요구안보다도 훨씬 강도가 센 수준이다.

슈퍼 사이클이라는 호황의 단맛을 채 느끼기도 전에, 다가오는 여름 노사 간의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는 묵직한 청구서가 기업들의 턱밑을 겨누고 있다.

갓 흑자 냈는데…반도체에서 튄 불똥

이번 갈등의 도화선은 엉뚱하게도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에서 타올랐다.

조선업 노조 성과급
K-조선 노사 갈등 및 성과급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최근 SK하이닉스 노사가 영업이익의 10퍼센트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기로 합의한 데 이어, 삼성전자 노조가 15퍼센트를 요구하며 판을 키웠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노조마저 순이익의 30퍼센트를 달라고 나서자, 이 불길이 고스란히 바다 건너 조선업계로 옮겨붙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올해 교섭 요구안에 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과 함께 ‘영업이익 30퍼센트 성과 배분’을 공식적으로 못 박았다.

통상적으로 업계 노조의 요구안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오션이나 HD현대삼호 등 경쟁사 노조 역시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들이밀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 노조 성과급
K-조선 노사 갈등 및 성과급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반도체와 조선업의 수익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수십 퍼센트의 폭발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반도체와 달리, 조선업은 수주부터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는 묵직한 산업이다.

10여 년의 적자 늪에서 이제 막 빠져나와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로 체력을 회복하는 단계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3분의 1을 당장 현금으로 꺼내주기에는 기업의 기초 체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조 단위 투자 묶일라…이중고 빠진 기업들

단순히 정규직 노조와의 줄다리기에서 끝날 문제도 아니다. 올해 3월부터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경영진의 셈법은 한층 더 복잡하게 꼬였다.

원청 기업이 하청 노동자의 노동 조건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면 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규정 탓에, 조선사들은 사내 하청 노조와도 마주 앉아야 한다.

조선업 노조 성과급
K-조선 노사 갈등 및 성과급 논란 / 출처 :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실제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하청 노조는 원청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챙겨야 할 식구가 두 배, 세 배로 불어난 셈이다.

경영진의 속이 타들어 가는 진짜 이유는 턱밑까지 추격해 온 중국과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일본 사이에서 투자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업계의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암모니아나 수소를 연료로 쓰는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려면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가 당장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노리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위해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려면 조 단위의 막대한 실탄이 요구된다.

조선업 노조 성과급
K-조선 노사 갈등 및 성과급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수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수천억 원을 인건비로 내어주면 미래를 위한 총알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의 이익을 나누는 데 급급하다가 자칫 글로벌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뼈아픈 딜레마 속에서, K-조선의 올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날 선 긴장감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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