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지구, 49층 vs 65층 운명의 투표
스카이라인·프리미엄 걸린 상징성 대결
현대건설·GS건설 8년 만의 수주전 예고

“성수동 집값, 또 한 번 출렁이겠네”, “조합원들 선택 하나에 인생이 갈릴 수도 있겠어”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일대가 새로운 도시의 얼굴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재개발 사업이 정비계획 변경을 앞두고 있어, 조합원들의 선택이 사업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
오는 26일 열릴 정기총회에서는 주거동의 최고 층수를 정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조합원들은 49층 이하의 계획과 65층 안을 놓고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성수 1지구, 상징성 vs 현실성… 스카이라인 갈림길에 서다
두 선택지는 단순히 높이 차이를 넘어, 도시의 상징성과 사업성, 나아가 서울 스카이라인에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를 가르는 중대한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앞서 성수 1~4지구에 대한 정비계획 결정을 고시하며, 최고 250m 규모의 건축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줬다.
이에 따라 ‘제2의 강남’으로 불리며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성수에서, 초고층 건축물이 지역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인접한 성수 2지구가 이미 65층 안을 채택하며 유사한 스카이라인을 그려가는 상황에서, 1지구의 결정이 더욱 주목된다.
비용 부담 vs 랜드마크 야망… 조합원들의 고민 깊어지다
하지만 재개발의 현실은 냉정하다. 높이가 높을수록 시공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이다. 특히 50층 이상 건축물에는 소방 등 다양한 안전 기준이 까다롭게 적용되면서 공사 기간도 길어지고, 자재와 공법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일부 조합원들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49층 안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선 ‘이왕 재개발하는 김에, 성수의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강변이라는 입지와 함께 65층 초고층이 조성될 경우, 주변 시세 상승과 프리미엄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3·4지구 모두 초고층을 지향하고 있는 가운데, 1지구만 낮은 층수로 결정된다면 전체 스카이라인의 조화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결국 1지구의 매력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조합 내부에서는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 vs GS건설… 성수에서 8년 만의 재대결 예고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시공사 선정 방식을 두고 의견을 수렴한다. 시공사를 통합심의 전 단계에서 뽑을지, 이후에 결정할지를 두고 조합원들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격적인 입찰은 올해 안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에서는 벌써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이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본격적인 수주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기업이 맞붙게 된다면 2017년 반포주공1단지 이후 8년 만의 재대결이 성사되는 셈이다. 당시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를 앞세워 승기를 잡은 바 있다.
성수 1지구의 향후 방향은 지역 재개발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서울 동부권을 뛰어넘어 ‘제2의 강남’이라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성수에 정착시킬 수 있을지가 조합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번 총회를 통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지역 주민들과 부동산 시장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