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본사 사장 나와라”…50일 만에 청구서 400장 날아오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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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하청 노조 교섭 청구권
노란봉투법 하청 노조 교섭 청구권 / 출처 : 연합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지 50여 일. 산업 현장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 하청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시행 50여 일 만에 400곳의 원청에 ‘교섭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삼성 본사 사장 나와라”가 합법이 된 이유

도대체 노란봉투법이 뭐길래 대기업들까지 긴장하는 것일까. 핵심은 원청 사장이 책임을 지는 이른바 ‘사용자성’의 범위가 대폭 넓어졌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하청업체 직원이 월급을 올려달라거나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파업을 하면, 오직 자신과 근로계약서를 쓴 ‘하청업체 사장’하고만 싸워야 했다. 원청인 대기업 본사는 “우리 소속 직원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으면 그만이었다.

노란봉투법 하청 노조 교섭 청구권
노란봉투법 하청 노조 교섭 청구권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 환경은 180도 달라졌다. 하청 직원의 노동 조건이나 업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이라면, 계약서에 도장이 없어도 법적인 사장(사용자)으로 인정된다.

최근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사례를 대입해 보면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만약 삼성전자의 사내식당, 시설관리, AS를 담당하는 하청업체 노조가 “삼성전자가 임금과 근로조건을 사실상 좌우한다”며 직접 교섭을 요구한다면, 삼성전자 본사도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교섭 테이블에 끌려 나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청업체의 노조 리스크가 순식간에 원청 대기업 본사의 리스크로 직결되는 거대한 다리가 놓인 셈이다.

시행 50여 일 만에 400곳 타격…정부는 ‘하청 달래기’ 안간힘

노란봉투법 하청 노조 교섭 청구권
노란봉투법 하청 노조 교섭 청구권 / 출처 : 뉴스1

법의 위력은 이미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개정법 시행 직후 하청 노조로부터 직접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은 무려 400곳에 달한다.

민간 기업이 223곳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고, 공공부문에서도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 177곳이 타격을 받았다.

실제로 부산교통공사와 화성시 등을 포함한 공공부문 13곳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했고, 이 가운데 11곳은 확정 공고까지 마쳤다.

대란이 가시화되자 정부도 급하게 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장 5월부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가동해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한 중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 하청 노조 교섭 청구권
노란봉투법 하청 노조 교섭 청구권 / 출처 : 연합뉴스

원청과 하청 노조가 사사건건 충돌해 산업이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가운데서 룰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하청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당근책’도 병행한다. 공공부문부터 모범을 보이기 위해 내년부터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들에게 근로계약 기간에 따라 기준금액의 10~8.5%를 정액으로 지급하는 ‘공정수당’을 도입한다.

또한 하도급 입찰 시 저가 경쟁으로 하청 직원의 임금이 깎이는 구조를 막기 위해 낙찰 하한율을 올리고 하도급을 제한하는 방안도 쏟아냈다.

본사 사장들이 하청 노조에 줄소환되는 전례 없는 사태 속에서, 정부의 갈등 관리와 하청 달래기 카드가 얼마나 먹혀들지 산업계의 시선이 5월의 교섭 테이블에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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