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생명선이라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지 약 3주 만에 국제 유가가 역대 최고 기록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차질이 4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배럴당 180달러선 돌파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당국 관계자들이 이 같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반락했으며, 이는 역대 최고치인 2008년 7월 146.08달러에 빠르게 근접하는 수준이다.
전쟁 3주 만에 유가 50% 폭등…호르무즈 봉쇄가 방아쇠

이번 유가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2026년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다. 개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페르시아만 석유·가스 시설 피격이 잇따르면서 국제 유가는 약 50% 수직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콘덴세이트 수출량의 38%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사우디는 공급 차질을 메우기 위해 홍해 항구도시 얀부를 통한 우회 수출을 추진 중이나, 수송 비용 증가와 공급망 불안정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현재 사우디산 경질 원유는 얀부 항구를 통해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배럴당 약 12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주(週)마다 오르는 가격표…시나리오별 경고등

사우디 석유당국 관계자들이 제시하는 시나리오는 단계적으로 가파르다.
현재 재고 여유분이 소진될 경우 다음 주 판매가가 138~140달러로 오를 수 있고, 4월 둘째 주까지 호르무즈 봉쇄가 유지된다면 150달러로 상승한 뒤 이후 매주 165달러, 180달러로 연쇄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매켄지의 분석가들은 올해 안에 배럴당 200달러에 이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에너지 트레이더 러베카 바빈은 “한 달 내에 150달러도 불가능하지 않으며, 6월 얘기라면 180달러”라고 말했다. 브렌트유 선물시장에서도 130~150달러 포지션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이보다 높은 가격에 베팅하는 트레이더들이 점점 늘고 있다.
사우디의 딜레마…’횡재’보다 ‘장기 위험’ 우려 더 크다

역설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유가 폭등이 반드시 이득이라고 보지 않는다.
WSJ은 유가가 그 수준까지 치솟는다면 소비자들이 석유 사용을 대폭 줄이거나 글로벌 경기 불황을 유발해 오히려 석유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킹 파이살 연구 및 이슬람학 센터의 대외정책·지정학 분석가 우메르 카림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급속한 유가 상승을 반기지 않는다.
장기적 시장 불안이 조성되기 때문”이라며 “사우디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시장점유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와중에 비교적 완만하게 유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4월 2일까지 자국산 원유 공식 판매가를 확정·발표하기 위해 시장 동향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전쟁을 틈타 이익을 취한다는 국제적 시선에 대한 부담도 사우디가 마냥 고유가를 용인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람코는 WSJ의 공식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