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불닭볶음면에 전 세계 소비자들 혼란
K푸드 베낀 ‘메이드 인 차이나’ 모조품 판쳐

“이렇게 따라 하면 진짜 불닭볶음면이랑 정말 헷갈릴 것 같아요 ”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삼양식품의 인기라면 ‘불닭볶음면’을 흉내 낸 이른바 ‘짝퉁 제품’에 속았다는 소비자들의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불닭이 이렇게 생겼었나?”…속이는 패키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해외 거주자들로부터 수많은 제보를 받았다”며 “이제는 SNS에서도 ‘불닭 짝퉁을 조심하라’는 경고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들은 겉보기엔 진짜처럼 보인다. 익숙한 캐릭터, 비슷한 글씨체, 그리고 ‘KOREA’ 마크까지 달려 있어 얼핏 보면 정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뒷면을 돌려보면 제조국은 ‘P.R.C’로 표기돼 있다. 이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영문 약자다. 여기에 ‘할랄 인증 마크’까지 흉내 내며, 특히 무슬림 소비자들을 노린 모양새다.
제조사는 삼양이 아닌 ‘빙고원(BINGOONE)’이라는 이름이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이 교묘한 조작은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진짜 ‘K푸드’에 먹칠…정부 대응 요구 커져

문제는 이 같은 짝퉁 식품이 K푸드 브랜드의 신뢰도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 교수는 “이런 가짜 식품이 전 세계로 퍼지면, 요즘 잘 나가는 ‘K푸드’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국 업체들은 이런 불법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실 한국 식품 기업들이 이 같은 문제에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삼양식품,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은 지난 2021년 ‘K푸드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사건에서는 승소했지만, 중국 법원이 책정한 배상액은 실제 피해 규모에 턱없이 못 미쳤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 교수는 “이젠 우리 정부가 나설 차례”라며 “해외에서 한국 기업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조 돌파’ 삼양식품…성장에 찬물 끼얹나

삼양식품은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K푸드’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해 해외 매출만 1조3천359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불닭볶음면 하나로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2016년 900억 원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은 2024년에는 1조를 넘었다. 또한,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80%에 달한다. 특히, 미국 법인은 전년 대비 127% 증가한 약 3천800억 원을 기록했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미국의 대표 유통 채널에 줄줄이 입점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중국법인도 크게 성장했다. 푸팟퐁 커리 불닭볶음면 등 지역 맞춤형 제품과 마케팅이 주효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5% 상승한 21억 위안(약 4천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고속 성장을 이룩하는 와중에 짝퉁 제품의 등장은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삼양식품은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 신뢰를 지키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